23일 MBK파트너스는 “일본 스미토모와 같이 원자재 공급업체나 협력업체들이 지분을 살 경우, 특성 상 반대 급부를 원하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에 피해를 주는 거래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런 경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배임 혐의에 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이 고려아연 대항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공개매수로 높아진 가격의 지분을 인수한 해외 전략적투자(SI)나 재무적투자(FI의 투자 회수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MBK는 한투증권 대항공개매수 시나리오를 두 가지로 전망했다. 먼저 일본 소프트뱅크나 미국계 사모펀드(PE)인 베인 캐피탈(Bain Capital), 또는 일본이나 유럽, 호주의 원자재 공급업체나 협력업체들이 최종 투자자로 나서서 시세보다 비싼 대항공개매수 가격으로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해 주기로 하고, 한투증권이 1년 간 브릿지 론으로 도와주는 경우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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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고려아연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가 하락 후 소프트뱅크나 베인 캐피탈의 손실을 보전할 재력은 없기 때문에 결국은 최씨 일가 지분까지 합해 경영권 매각 방식으로 투자 회수를 꾀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지적이다.
MBK는 또 최 회장 측이 우호지분이라 부르는 현대차(005380), 한화(000880), LG(003550) 등은 공동 매각 약정에 관한 5% 보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 공동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고려아연과 사업협력 관계이므로 매각할 이유도 없다는 주장이다.
MBK는 “현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 + 장씨’ 측과 비교할 때 ‘소프트뱅크(또는 베인 캐피탈) + 최씨 일가’ 의 지분율이 낮다”면서 “이에 따라 경영권 매각 방식의 투자 회수도 실질적으로 불가능해 사실 상 투자 회수 방안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최종 투자가를 찾지 못하고 최대 1년 정도의 임시적인(bridge) 단기자금을 조달해 대항공개매수를 하는 경우다. 한투증권이 브릿지대출을 해주고, 외국계 사모대출펀드에서 브릿지에쿼티(equity)만 제공하는 방식이다.
MBK는 이에 대해 “최종적으로 투자할 투자자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언제 돌려 받을 지 모르는 상태에서 리스크를 떠안고 단기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증권사나 외국계 사모대출펀드 모두에게 무리한 투자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이어 “한투증권은 자본시장법 상의 각종 대출관련 규정에서 허용되는 한도 이상의 리스크를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대주주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35조 위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