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마다 행사 물량도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 또 할인폭도 커졌다. 여기에 신상품 세일부터 가방·티셔츠 등의 사은품도 등장했다. ‘아웃도어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말할 법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성 중심인 아웃도어 패딩에서 패션을 강조한 프리미엄 패딩으로 유행이 바뀌었다”며 “인기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이슈몰이’를 하면서 이로 인해 국내 아웃도어들이 더 이상 고가정책을 유지할 수 없게 되자 할인 행사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아웃도어 브랜드 마무트는 지난 5일부터 반값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마무트는 스위스 1위 브랜드로 평균 제품 값이 100만원대에 달해 고가 아웃도어 의류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오프 세일은 마무트 전국 직영매장과 신세계본점, 신세계센텀점,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백화점 동래점 4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블랙야크는 최근 올겨울 신상품을 비롯해 다운재킷 제품 모두를 2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블랙야크가 전개하는 또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도 세일 폭을 넓혀 다운재킷 제품을 30% 할인 중이다. 밀레도 신상품을 포함해 20% 할인 판매 중이다.
세정의 아웃도어 브랜드 센터폴도 예년보다 한달 앞당겨 시즌 오프 세일을 진행 중이다. 올 겨울 시즌 상품들을 최대 30% 할인해 판매한다.
업계 2위인 코오롱스포츠는 다운재킷 등 일정 금액을 구매하면 힙색, 후디재킷 등을 제공하고 있다. K2도 오프라인 매장 구매 고객 대상으로 티셔츠를 증정한다.
이처럼 아웃도어 업체들이 예년과 달리 프로모션을 펼치며 다운재킷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올해 대폭 늘린 물량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웃도어 업체들은 올해 원자재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강추위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지난해보다 50~100%가량 물량을 더 늘렸다.
이에 따라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지난 여름 선판매를 하면서 가격 할인은 물론 포인트나 상품권을 지급하며 사실상 10~30% 세일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일찌감치 본격적인 다운재킷 판매에 나섰다.
고가 정책 수정..가격 거품 빠지나
일부 업체들이 지나치게 높은 매출 목표를 설정한 만큼 올 연말 치열한 할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업계는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노스페이스는 처음으로 백화점은 물론 전매장에서 일제히 전품목 20% 세일에 나섰다. 이와 관련, 광고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정상 일반 매장에서 신제품을 포함해 전 품목을 할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일부 다른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일제히 가격할인에 동참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경쟁이 그동안 제기돼왔던 가격 거품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국내에서 ‘캐나다구스’와 ‘몽클레르’ 등의 외국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브랜드들은 초고가 정책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측의 설명이다. 또 후발업체의 저가 공세도 한몫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재고 부담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년에 비해 강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가격대가 다양해지면서 전체 가격역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