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판권 사들인 의약품 모두 잭팟...'케이캡 추가로 올해 30% 성장 확실'

  • 등록 2024-02-01 오전 9:26:06

    수정 2024-02-01 오전 9:26:06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보령(003850)이 외부에서 사들인 의약품이 모두 고성장하며 가파른 외형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보령의 매출 성장은 제품, 상품, 제네릭을 가리지 않는 가운데,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합류로 시장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령의 매출액은 1조874억원으로 전망됐다. 작년 매출액보다 무려 28.4%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보령 매출액은 지난 2020년 5619억원, 2021년 6273억원, 2022년 7605억원, 지난해 8596억원(추정) 순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00억원에서 683억원으로 71.5% 급증했다.

특허만료 오리지널 치료제 효자노릇

우선,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판권을 사들인 치료제들이 모두 ‘잿팟’을 터트리고 있다.

보령은 지난 2020년 일라이릴리로부터 항암제 ‘젬자’, 2021년 조현병치료제 ‘자이프렉사, 2022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 등을 차례로 국내 독점 판권을 인수했다. 이들 치료제에 대해 보령은 제조, 유통, 판매 전과정을 전담한다.

보령 관계자는 “보령은 현재 국내 항암제 시장 1위”라며 “항암제만 놓고 보면 작년에 직전년도 대비 35%가량 매출액이 늘었고, 2022년엔 전년 대비 60% 성장하는 등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의 항암제 매출액은 2019년 798억원, 2020년 854억원, 2021년 1001억원, 2022년 1606억원, 지난해 2170억원 순으로 기록했다. 4년 만에 매출액이 3배 늘어난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판매권을 확보한 의약품도 모두 고성장 중이다. 보령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삼페넷’ 등에 대해 국내 판매를 대행 중이다.

특히, 온베브지는 지난해 전년대비 매출액이 70% 급증했다. 삼페넷도 매출 급증세다. 보령은 2021년 6월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온베브지’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따냈다. 같은 해 12월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허셉틴(트라스트주맙) 바이오시밀러 ‘삼페넷’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보령 관계자는 “보령은 합성의약품에서부터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 치료제에 이르는 다양한 항암 관련 품목 구축했다”면서 “지난해 초 소세포폐암 도입신약인 ‘젭젤카주(성분명 러비넥테딘)’를 출시했다. 이 외 오리지널 항암제 ‘탁솔(성분명 파클리탁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세계 1위 품목인 ‘그라신(성분명 필그라스팀)’,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 바이오시밀러인 삼페넷(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온베브지(성분명 베바시주맙)’ 등을 주축으로 병원침투 등을 통해 영업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령은 2022년 3월 한국쿄와기린과 1·2세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그라신(필그라스팀)’·‘뉴라스타(페그필그라스팀)’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은 지난해 1월부터 파클리탁셀 성분 제네릭인 제넥솔의 공동판매 계약을 종료하고, 오리지널 의약품인 탁솔을 공동판매 중이다.

제네릭마저 외형성장 견인

놀라운 건 제네릭(복제약) 시장에서도 괄목상대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령은 당뇨치료제 트루다파는 지난해 4월 출시했다. 트루다파는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제네릭이다. 포시가는 SGLT-2 억제제로 혈당 강하제로, 2021년 글로벌 매출액이 30억달러(4조원)에 달했다.

다만, 포시가는 2022년 4월 특허가 만료되면서 수십 종의 제네릭이 출시됐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에서 포시가 국내 공급을 중단하며 국내 포시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포시가의 2021년 국내 원외처방실적은 510억원이었다. 이 무주공산을 차지한 것이 보령의 트루다파다.

보령 트루다파 제품군. (사진=보령)


트루다파는 포시가 제네릭 처방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트루다파는 제네릭 시장에서 9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려왔다. 트루다파의 지난해 원외처방실적은 42억원(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으로, 관련 제네릭 전체 시장 295억원 가운데 시장점유율 14%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트루다파의 올해 원외처방 실적 전망을 140억원으로 보고있다. 트루다파 제품군은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제네릭 ‘트루다파’와 여기에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트루다파엠’으로 구성되어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초대박 잭팟 후보로 분류된다. 보령과 HK이노엔은 지난 5일 카나브·케이캡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 관계자는 “케이캡은 올해 매출액 2000억원 바라보는 치료제”라며 “이번 계약은 국내에서 제일 잘 나간다고 볼 수 있는 신약 2개(카나브, 케이캡)가 만난 것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보령은 소화기쪽으로, HK이노엔은 순환기 분야로 보폭을 넓히면서 두 회사 모두 외형성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한 글로벌 항암제 인수로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LBA란 특허 만료 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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