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은 그러나 여전히 아베를 지지한다. 지지율은 여전히 50%를 넘는다. 지난 5일 일본 JNN방송 조사에서 54.4%를 기록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줄어들지만 큰 폭은 아니다. 2012년12월 들어선 아베 정권은 어느덧 4년 반 동안 롱런하고 있다. 이미 1945년 2차대전 이후 세 번째로 긴 내각이 됐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일본 국민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 아베가 내년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면 초대 조선총독부 총감이기도 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전 총리의 재임 기간을 뛰어넘는 역대 최장 총리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지켜보다 최근 우리의 총리·장관 인선 과정으로 눈을 돌리면 많은 생각이 든다. 정치권이 갑작스레 도덕 결벽증에 빠졌다. 현행법 위반도 아닌 작은 흠 하나하나를 꼬투리 잡아 정쟁한다. 국민이 진짜 알고 판단해야 할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논쟁은 사라졌다. 도덕성에 눈 감아버린 일본이 좋다는 게 아니다. 우리가 도덕적 우위를 넘어선 결벽증에 빠질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것이다. 할 일이 많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이란 초유의 정치적 혼란 끝에 들어선 정권이다. 침체한 경제도 살려야 한다.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 우리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