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가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주요 투자자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거의 9억달러(약 1조 2649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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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노스볼트에 투자한 자금 전체를 상각(회계상 손실)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실망한 수많은 투자자 중 하나”라면서 “우리 포트폴리오에는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자산 집중도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사모투자펀드(PEF) 4곳을 통해 노스볼트에 최소 8억9600만 달러(약 1조 2593억원)를 투자, 노스볼트의 19% 지분을 소유한 2대 주주다. 골드만삭스는 2019년 독일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 등과 함께 10억 달러(약 1조 4055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면서 노스볼트에 처음 투자했다. 불과 7개월 전 골드만삭스는 노스볼트 투자로 4배가 넘는 수익을 냈으며, 내년까지 6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스볼트는 지난 21일 미국에서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지난해 12억 달러(약 1조 6866억원) 손실을 내며 유동성 위기를 겪는 등 전기차 캐즘과 아시아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 등에 시달렸다. 한때 노스볼트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아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유럽의 희망’으로 불리며 폭스바겐, 골드만삭스, 독일 정부 등으로부터 150억달러(약 21조원) 이상 투자를 받았으나, 이번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노스볼트는 가용 가능한 현금이 3000만달러(약 421억원)이며 부채가 58억4000만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FT는 노스볼트의 지분 21%를 보유한 최대 주주 폭스바겐 또한 골드만삭스와 비슷한 규모의 손실을 감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스바겐은 미 법원에 제출된 파산신청 서류에서는 두번째로 큰 채권자로 기록됐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