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은행·보험사 차환 여건 악화

미행사 시기 좋지 않아-키움증권
한국계 외화 자본성 증권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될 전망
  • 등록 2022-11-07 오전 9:45:04

    수정 2022-11-07 오전 9:45:04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키움증권은 7일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미행사와 관련, “글로벌 시장 내에서 한국계 외화채 기피와 더불어 국내 기관의 외화 자본성 증권에 대한 요구 리스크 프리미엄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보험사의 차환 발행 여건도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준수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옵션 미행사는 법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신용도 변화는 없으나, 관행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은 첫번째 옵션 행사일에 권리를 행사한다는 점에서 시장 내 부정적 인식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흥국생명은 2017년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지난 1일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증권이다.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 않아 대출을 기본으로 하는 금융기관이 자본확충의 한 방안으로 많이 발행해왔다.

특징은 만기가 30년 이상의 영구채 형식으로 발행되나 대개 발행자가 특정한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가 부여된다는 점이다. 발행자가 채권을 다시 산다는 의미는 투자자에게 빌린 돈을 갚는다는 의미다. 투자자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점을 실질적인 만기일로 생각한다.

김 연구원은 “관행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은 첫번째 콜 행사일에 권리를 행사하며, 시장 가격 또한 실질 만기가 아닌 콜 행사일을 기준으로 형성된다”며 “따라서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신용도에는 변화가 없으나, 시장 내에서 재정 건전성과 상환 능력 저하의 시그널로 비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관의 외화 후순위채 권리 미행사는 2009년 우리은행 이후 처음이다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당시 설정한 스텝업(금리 상승) 조항에 따라 쿠폰금리가 기존의 4.475%에서 이자결정기준일인 11월 9일 미 국채 5 년물 금리에 2.472%를 가산한 수준에서재설정될 예정이다. 약 6.7% 중후반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조기상환권 미행사 공시 이후 나흘간 시장에서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약 260bp 상승했고, 가격은 27.5% 폭락했다.

흥국생명은 돌아오는 옵션 행사일에 권리 행사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콜옵션은 6개월마다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5월 다시 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흥국생명의 해외 자본 시장의 접근성과 신인도가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해외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했던 일부 국내 기관들의 조달 여건도 악화시킬 여지도 있는데, 문제는 시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레고랜드 이슈 이후 국내 자금시장이 급격히 냉각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유동성 대응책 발표와 더불어 국내 기관에게 해외 조달을 권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기상환권 미행사 이슈는 국제 자본시장 내에서 한국계 외화채에 대한 투심을 위축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시중은행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국내 기관들의 외화 자본성 증권에 대해 해외 시장이 요구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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