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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북은행에 고팍스에 대한 위험평가 실시를 지시했다. 전북은행은 고팍스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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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글로벌 가상자산 사업자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한 게 금융당국이 위험평가를 다시 진행하는 이유로 보고 있다. 통상 위험평가는 1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데, 고팍스는 작년 8월에 받아 아직 3~4개월의 여유가 남아 있다. 갑작스럽게 위험평가를 하는 건 변경신고 심사에 반영하기 위해서라는 얘기다.
업계는 FIU가 고팍스에 요청해 받은 추가 서류와 위험평가 결과를 종합해 신고 수리 여부를 통지할 것으로 봤다. 더이상 심사를 미룰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관련법상 등기임원이 바뀌어 변경신고를 진행할 경우 바뀐 임원들의 금융사기범죄 이력만 검토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이유가 없는데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위험평가가 끝난 다음에도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위험평가 결과는 넉넉잡아 5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등기이사 변경은 위험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할 요건도 아니지만, 고팍스는 이례적인 사례여서 전체 위험평가 항목에 더해 최대주주변경과 관련한 항목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프로세스는 한 달 가까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경신고 완료 기다리는 고파이 이용자들
고팍스는 글로벌 가상자산 운용사 ‘제네시스’의 상품을 중개해 고파이 서비스를 운영해왔는데, 제네시스가 파산하면서 고파이 이용자 자금도 묶였다. 지난 13일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가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네시스에 묶인 고객 가상자산은 약 566억원 상당이다. 바이낸스와 고팍스 간 지분 양수도 계약이 체결된 직후 고파이 이용자 자금 일부는 지급됐다. 기지급된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큰 나머지 자금은 변경신고 수리 후 지급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팍스 관계자는 변경신고 지연으로 고파이 이용자 자금 상환이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바이낸스와 고팍스는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움직이고 있고, 금융 당국도 큰 틀에서 생각을 달리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이용자들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