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도 아니고 진단키트(시약)를 만드는 회사도 아니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 바로 온도에 민감한 코로나 검체(콧물, 가래)나 백신, 의약품 등을 정해진 온도(정온)에서 안전하게 운반하는 콜드 체인 전문기업 ‘한울티엘’이다. 이를테면 K-콜드체인 기업이다.
노현철(사진) 한울티엘 대표는 “코로나19 검체 온도가 변화면 음성 검체가 양성으로 변하거나 거꾸로 양성 검체가 음성으로 바뀔 수도 있다”며 “백신 역시 정온 상태에서 전달되지 않으면 변성돼 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울티엘은 콜드 체인의 핵심인 운반 용기(패시브 박스)와 용기에 들어가는 특수 냉매를 개발한다. 또한 이 용기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온도를 모니터링하며 직접 운송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 바이오 물류회사다. 물류란 제품이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지금까지 국내 검체나 의약품 물류에는 대부분 미국(펠리칸, 인마크)이나 독일(바큐텍) 콜드체인 제품, 국내 스트리폼 제품 등이 사용돼 왔다.
노 대표는 “새벽 배송 등 빠른 배송이 물류의 핵심처럼 알려졌지만, 앞으로는 콜드 체인 배송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특히 제약 바이오쪽에서는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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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품질을 바탕으로 한울티엘의 콜드 체인 용기는 국내의 경우 일부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체 운송 용기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병원에서 암환자 검체를 운송할 때도 썼고 현재 하나제약의 임상시험 약품을 운반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한울티엘은 지난달에는 국내 최상위 의약품 유통업체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콜드 체인 운송 용기 제작 수주도 따냈다. 제약 바이오업계를 넘어서는 글로벌 톱 커피 프랜차이즈 국내 매장에서도 케이크나 샐러드 운반 용기로 한울티엘 제품(2500세트)을 쓰고 있다.
노 대표는 “5~6월부터 성과가 이어지면서 전체 직원 9명이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밤낮을 불문하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30억~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내년부터 급성장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울티엘은 지난해 매출 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한울티엘이 빠른 성과를 낼수 있었던 데는 노 대표가 세계 5대 물류업체에 속하는 독일의 쉥커(SCHENKER) 한국지사에서 15년간 근무하며 글로벌 선진국의 바이오 물류 시스템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프리카 오지나 동남아 험지에 사는 친구들이 백신을 안전하게 맞을 수 있게 지원할 수 있는 정도로 회사를 키우는 게 목표”라며 “5년 안에는 상장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