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쯤 되면 ‘신드롬’에 가깝다. 고가 패딩 ‘캐나다구스’ 얘기다. 일부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최근엔 이를 모방한 국내 의류 다운을 두고 ‘코리아구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실제로 지난 주말 찾은 서울의 한 백화점 영캐주얼 매장에는 캐나다구스와 흡사한 패딩 제품이 넘쳐났다. 외관상 큰 차이는 없어 보였지만 가격은 5분의 1 이상 차이가 났다. “과연 20만원대 ‘국내 유사품’과 100만원대 원조 ‘캐나다구스’는 뭐가 다를까?” 이번 취재는 이 같은 의문에서 출발했다.
| 사진왼쪽부터 캐나다구스 엑스페디션, 엠폴햄, 폴햄 다운 제품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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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구스와 로고 디자인이 유사한 국내의류 브랜드는 ‘엠폴햄’과 ‘폴햄’ ‘클라이드’ ‘스케쳐스’ ‘제일모직 빈폴’ 등 20곳에 달한다. 하지만 사용된 ‘털’(다운)만 놓고 봤을 때 캐나다구스와 사실상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재 국내 공식 판매처인 코넥스솔루션을 통해 판매 중인 캐나다구스 대표 제품인 ‘엑스페디션’(125만원)은 브랜드명과 달리 거위털보다 값싼 오리털 100%를 충전재로 쓴다. 187만원대 스노우만트라 제품에만 거위털이 들어가는데 이를 잘 아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박정훈 블랙야크 상품기획 차장은 “거위털은 오리털에 비해 가격은 비싼 반면 냄새는 덜 나고, 가벼운데다 보온성·복원력이 좋다”며 “KS기준 85% 이상의 거위털을 써야 구스다운으로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캐나다구스 측은 “오리냐 거위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잘 자랐냐가 품질을 좌우한다”며 “충분히 자란 큰 오리털을 사용하기 때문에 작은 거위털보다 공기층을 다량 형성해 보온성이 높다”고 일축했다.
| 노스페이스 구스다운 자체에 DWR 발수처리 적용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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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솜털과 깃털 비율에서는 차이가 났다. 충전재는 솜털(가슴 부위)과 깃털(목 부위)로 나뉘는데 솜털과 깃털 비율은 8:2에서 9:1이 이상적이다. 깃털은 깃대가 있어 뾰족해 부드러움이 덜하고, 공기층 형성이 솜털보다 떨어져 상대적으로 보온력이 낮다.
캐나다구스는 8:2인 데 반해 폴햄 패딩의 거위솜털 대 깃털 함량은 6:4의 비율을 보였다. 엠폴햄은 75:25 비율의 오리털을 구스다운으로 판매했다. 때문에 김효정 노스페이스 기획팀 부장은 “우선 속감과 겉감이 있는 의류는 반드시 제품에 부착된 라벨(태그)을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 아이더가 자체 개발한 기능성 평가항목을 표기한 ‘히트 바이 스마트 시스템 내부 라벨’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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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표기만으로도 기본적인 제품 등급을 알 수 있어서다. 최근엔 필파워(FP) 지수에 국한하지 않고 자체개발한 기능성 평가항목을 표기(아이더)하거나 기후조건에 따른 온도변화를 고려해 ‘햇(HAT)’ 온도 지수(블랙야크)를 넣는 등 표기법도 다양해져 꼼꼼히 따져봐야한다.
원산지 확인도 필요하다. 이는 추운 지방의 거위나 오리가 체온 유지를 위해 가슴털이 발달해 털이 크고 탄력도 좋아서다. 중국산, 유럽산(헝가리·폴란드·프랑스), 시베리아산 순으로 좋다.
필파워도 참고해야 한다. 필파워란 다운 복원력으로 대체로 필파워700 이상이면 고급으로 분류한다. 박 차장은 “필파워 수치를 절대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은 곤란하다”며 “털빠짐이나 털 자체에 발수처리를 했는지 겉감 방수·방풍기능 여부 등을 고루 살핀후 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품을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구별 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코오롱스포츠 측은 “국내에서는 필파워600 정도면 일상에서도 충분히 따뜻하게 입을 수 있다”며 “선택 요령이 따로 있다기 보다 적절한 비용을 투자해 구입 목적에 맞는 다운을 구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보관도 중요하다. 사용 후 옷걸이에 걸어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오염이 심할 때는 기능성 소재이기 때문에 물세탁해야 한다.
| 노스페이스 PRISM DOWN JACKET 하이벤트 원단 발수 기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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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구스 엑스페디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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