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틱톡에 벌금 208억원 부과…"아동 보호조치 미흡"

보호자 동의 없이 140만명 가입…방조 혐의로 벌금
"틱톡 알면서도 조치 안해…데이터 무단수집 우려"
美서도 아동 데이터 무단수집해 74억원 벌금
  • 등록 2023-04-05 오전 9:39:13

    수정 2023-04-05 오전 9:39:1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아동의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며 영국 정부가 200억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했다. 틱톡에 대한 서구 정치권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데이터 감독 기구인 정보위원회(ICO)는 이날 아동에 대한 데이터 보호 규칙 위반 혐의로 틱톡에 벌금 1270만파운드(약 208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영국 데이터보호법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은 보호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필요한 계정을 만들 수 없다. 이 규정에 따라 틱톡은 13세 미만 아동에 계정 생성을 차단했다. 하지만 실제론 최대 140만명에 이르는 아동이 보호자 동의 없이 틱톡 계정을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틱톡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추가적인 차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ICO는 지적했다.

존 에드워즈 ICO 위원장은 틱톡에 대한 제재 방안을 발표하며 “(틱톡의 미온적 대응 때문에) 약 100만명에 이르는 13세 미만 아동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틱톡) 플랫폼에 접속했고, 틱톡은 (그들의)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했다”며 “이는 아동의 데이터가 (온라인에서) 그들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되며, (그들의 연령에 맞지 않는) 유해하고 부적절한 콘텐츠가 제공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틱톡은 ICO 제재에 대해 성명을 내고 “틱톡은 13세 미만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4만명에 이르는 강력한 안전팀이 플랫폼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틱톡이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 미흡으로 규제당국 제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도 틱톡이 2017년 인수한 뮤지컬리가 13세 미만 이용자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며 2019년 570만달러(약 74억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했다.

아동에 대한 미흡한 보호조치는 미국 등 서구 국가가 틱톡을 압박하는 주요 근거로 쓰이고 있다. 캐시 캐스터 미 하원의원은 지난달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출석한 청문회에서 “틱톡은 아동에게 끼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플랫폼을) 설계할 수 있었음에도 이익을 위해 공격적으로 아이들을 중독시키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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