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국내 1위 시멘트 업체
쌍용C&E(003410) 잔여 지분 전체에 대해 공개매수를 추진한다. 지분 전량을 사들여 자진 상장폐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배경은 매각 대신 재투자를 선택한 이후 큰폭 등락을 거듭한 주가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PEF가 돈을 빌려 인수에 나선 기업은 주가가 급락하면 인수금융 기한이익상실(EOD) 등 관리가 까다로운 문제가 불거진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5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쌍용C&E 주식 1억25만4756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쌍용C&E 발행주식 총수의 20.1%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7000원으로, 지난 2일 종가(6410원) 대비 9.2% 높은 수준이다. 전체 매입 규모는 7017억829만원이다.
한앤코는 특수관계인 등과 공동으로 총 78.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C&E 2대주주는 지분 5.0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공개매수는 내달 6일까지 31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공개매수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응모 주식 전부를 매수한다.
한앤코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인 쌍용C&E 지분을 95% 이상 보유하게 되면 현행법상 자진 상장폐지 요건이 충족된다. 법정 요건을 넘길 만큼 지분을 사들여 상장폐지할 전망이다. 만약 공개매수 응모율이 낮아 자진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도 상장폐지는 진행할 수 있다. 한앤코의 현재 보유 지분을 감안하면 포괄적 주식 교환 절차를 통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어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번 공개매수 및 상장폐지 추진은 쌍용C&E 주가 관리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PEF가 인수금융 등 차입금을 활용해 인수한 기업은 주가가 하락하면 인수금융 EOD 발생 등의 리스크가 크다. 지분을 전량 사들여 상장폐지를 시켜두면 일단 기업가치 관리가 쉬워진다. 상장 시장에 공개되어있는 주가는 PEF가 관리하기 쉽지 않지만, 비상장 상태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상장 주식은 공정가치 평가 대상으로, 기업가치를 회계법인 등에 제 3자 평가를 맡겨 산출할 수 있다. 이 경우 상장 시장가 대비 변동에 따른 영향이 적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시가평가액이 공공연히 오픈되어 있는 셈이니 PEF 입장에선 상장사 투자에 골치 아픈 일이 많다”며 “상장 시장 가격에 동의할 수 없기도 할테지만 인수금융을 쓴 문제로 패널티를 의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