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무섬마을 만죽재·해우당 고택, 국가민속문화유산 된다

17~19세기 지어진 고택…원형 보존 우수
각종 생활유물 보유, 역사·학술적 가치 높아
  • 등록 2024-10-07 오전 9:50:52

    수정 2024-10-07 오전 9:50:52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반남박씨와 선성김씨의 집성촌으로서 유서 깊은 전통마을 ‘영주 무섬마을’ 내 대표 고택인 ‘만죽재고택’과 ‘해우당고택’가 국가민속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영주 만죽재·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만죽재 고택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만죽재고택’은 조선시대 병자호란 이후인 1666년(현종 7년) 반남박씨 박수(1641~1729)가 무섬마을에 입향하면서 지은 고택이다. 입향조(마을을 맨 먼저 개척하여 정착한 조상)로부터 13대에 이르기까지 장손이 360년간 집터와 가옥을 온전히 지켜오며 배치와 평면, 주변 환경의 큰 변형 없이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고택의 ‘ㅁ’자형의 평면 형태는 조선 중·후기 상류주택을 대표하는 유교적 종법질서의 표현 방법으로서 중요한 건축적 특징이다. 경북 북부지방에서 보편적으로 보이는 뜰집의 전형적 형태이다.

교육과 시문학의 장소로 사용됐던 고택 뒤 섬계초당은 내성천과 무섬마을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2008년 새롭게 복원해 역사적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고택과 함께 만죽재 현판과 원본글씨, 문방사우(종이·붓·먹·벼루), 여물통, 통나무계단 등 생활 민속유물도 잘 남아 있다. 대표적인 유물인 역대 혼서지, 항일격문집, 규방가사집, 호구단자, 승경도 등이 이번 국가민속문화유산에 포함됐다.

해우당 고택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해우당고택’은 무섬마을의 선성김씨 입향조 김대(1732~1809)의 손자인 김영각(1809~1876)이 1800년대 초반에 건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아들인 해우당 김낙풍(1825~1900)이 1877~1879년에 고택을 중수(重修)한 이후 해체수리공사가 없었기 때문에 그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고택은 ‘ㅁ’자형 뜰집으로 안방에서 태어나서 목방, 작은사랑, 큰사랑, 빈소방으로 옮겨가는 생애주기와 생활을 유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 특히 침수가 잦았던 무섬마을의 환경적인 결점을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야외에 장독을 두지 않고 장독 보관을 위한 장고방을 따로 두고 성주단지를 부엌이나 마루가 아닌 높은 다락에 둔 점, 높은 다락을 많이 만들어 수납공간으로 사용한 점 등은 자연환경을 잘 극복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고택에는 다량의 고(古)도서와 고문서 및 서화류, 탁본, 글씨 등의 자료가 전해지고 있다. 해우당과 대은정의 현판 및 글씨, 김낙풍이 작성한 과거답안지, 성주단지, 갓함 등 유물 등이 이번 국가민속문화유산에 포함됐다. 해우당 현판은 김낙풍과 친구였던 흥선대원군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만죽재 유물 중 항일격문집. (사진=국가유산청)
해우당 현판.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영주 만죽재·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에 대해 30일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수렴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후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통해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만죽재 사랑채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해우당 사랑채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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