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가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인수한 원유시추선(드릴십) 4척 가운데 3척을 팔았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인수한 드릴십 4척 중 ‘존다’를 이달 초 노르웨이 소재의 한 기업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유가와 드릴십 용선료 상승을 일찍이 예측하고는 지난해 5월 삼성중공업으로부터 드릴십 4척(크레테, 도라도, 존다, 드라코)을 1조4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이 중 1척을 지난해 유럽 시추선사 스테나에 3200억원 수준에 매각했고, 같은 해 12월 드릴십 ‘웨스트 도라도’를 유럽 소재 선박투자자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번 매각건으로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4척의 드릴십을 인수한지 1년 안에 3척의 매각을 성사시키게 됐다.
드릴십은 심해 원유 시추를 위한 선박이다. 지난 2014년 유가 급락으로 드릴십을 발주한 시추선사들이 장기 구조조정에 돌입함에 따라 드릴십 제조를 담당한 한국 조선사들이 장기 재고로 떠안게 되면서 조선업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되어 왔었다. 큐리어스파트너스의 삼성중공업 드릴십 인수건은 기업재무안정 PEF를 활용해 재무구조 개선 대상 기업의 실물자산을 인수한 대표 투자 사례로 꼽힌다.
큐리어스파트너스가 단기간에 미인도 드릴십 매각에 성공할 수 있던 이유로는 큐리어스와 삼성중공업의 상호 협력이 꼽힌다. 큐리어스파트너스의 후순위 출자 요청에 삼성중공업이 화답함에 따라 펀드 설립 및 드릴십 인수 이후에도 상호 협력을 통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투자 대상 기업과 동행하는 구조혁신펀드의 운용철학을 시현한 셈이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향후에도 재무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의 주치의로서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