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장난감 ‘또봇' 이번엔 ‘AS 전쟁'

크리스마스 판매 급증해 AS 수요 한꺼번에 몰려
평균 AS기간 한달 이상 걸려.."6개월 기다렸다" 사례도
영실업 "AS 인력 확충중..최대한 대응하겠다"
  • 등록 2014-01-28 오전 11:07:19

    수정 2014-01-28 오전 11:11:12

[이데일리 안승찬 김영환 기자] 국산 장난감 ‘또봇’을 둘러싸고 이번에는 에프터서비스(AS) 전쟁이 벌어졌다. 고장 난 또봇 장난감을 고쳐달라는 수리 요청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AS를 받는데 몇 달씩 걸린다. 당장 또봇을 내놓으라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부모들은 또봇 장난감을 다시 구매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국산 변신자동차 ‘또봇’(사진=영실업)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소비자단체에 또봇 AS 기간이 너무 길다는 불만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또봇 장난감을 만드는 영실업 AS센터에서 고장난 장난감을 수리하려면 평균 한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일부 제품은 부품이 부족해 수리받는 데 6개월이 더 걸리기도 한다.

부모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아이들이 또봇 장난감에 애착을 보이는 경우 더욱 그렇다. 수리를 받을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다.

직장인 이학남(가명 40)씨는 “아이가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또봇 장난감을 끼고 살다시피 하는데, 수리하는데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도저히 맡길 수가 없었다”면서 “할 수 없이 같은 제품을 다시 샀다”고 푸념했다.

또봇 AS에 비상이 걸린 이유는 워낙 한꺼번에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영실업은 직원 수 85명의 작은 국내 중소기업이지만, 지난 크리스마스 때 영실업이 만든 또봇이 다국적 기업인 레고의 판매를 앞질렀다.

이마트(139480)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장난감 판매는 매번 레고가 1등이었지만,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또봇 판매가 레고보다 33%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준비했던 또봇 장난감 8만개는 모두 팔려나갔고, 이후 이마트는 추가 물품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품귀현상을 보일 정도로 또봇 매출이 급증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AS 수요도 몰렸다. 이마트에서 또봇을 구매한 고객들은 이마트 서비스센터로 고장 난 제품을 가져오지만, 이마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영실업 AS센터로 고장 난 제품을 보내주는 게 전부다.

하지만 영실업은 몰려드는 AS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영실업 관계자는 “작년 추석 이전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대처가 조금 늦었다”면서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실업은 AS 인원을 4배 늘리고 각 부서에서 2명씩 AS 인원을 차출했다. 상담 연결이 어렵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콜센터 상담 인력도 7명에서 12명까지 충원할 계획이다.

또봇은 지난 2009년 태어난 토종 변신 자동차 캐릭터다. 영실업이 기아자동차와 협업해 친숙한 국산 자동차를 기반으로 디자인했다. 또봇 애니메이션이 아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또봇의 별칭은 ‘또통령’이 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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