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소매금융 축소 검토… "경쟁우위 없고, 서둘렀다" 시인

애플카드·그린스카이 등 3년간 40억달러 손실
"자산관리, 핵심 성장 동력" 방향 전환 재확인
  • 등록 2023-03-01 오후 4:27:01

    수정 2023-03-14 오전 9:41:16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골드만삭스가 소매금융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AFP)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소매 (금융) 전략에 대한 포부를 크게 줄였다”며 “전략적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특별한 경쟁 우위가 없었고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게 드러났다”며 “이는 우리 성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인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애플과 제휴를 맺고 출시한 애플카드나 전문 대부업체 그린스카이를 매각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두 사업이 속한 플랫폼 솔루션 부문 적자가 약 3년간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에 달한다고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개인 대출과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 사업 확대에 공을 들였다. 특히 2018년 취임한 솔로몬 CEO는 소매 금융 분야에 더 힘을 실어줬다. 자산가와 기업 고객 중심 투자은행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그린스카이 인수와 애플카드 출시도 이런 전략하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이런 결정은 아직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후발 주자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부실 대출 등으로 운영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공개한 조직 개편안에서 소매 금융 부문을 쪼개 자산관리 부문과 플랫폼 솔루션 부문으로 흡수시키기로 했다. 당시 솔로몬 CEO는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배운 건 우리 강점을 발휘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골드만삭스가 경쟁력을 가졌던 자산관리 부문을 더 강화하겠다는 발언이었다. 그는 올해 인베스터데이에서도 자산관리 부문을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매 금융 분야에선 인터넷 개인대출을 중단하고 인력도 줄이고 있다.

신디 캐시디 캐나다왕립은행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그리고 이젠 자산 관리 측면에서 유능하다”며 “그간 소매 금융이 집중을 매우 방해했다”고 CN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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