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피유코어는 SK피아이씨글로벌과 함께 SKC 화학 사업의 양대 축을 담당한 회사로 1991년부터 30년 이상 폴리우레탄 원료인 폴리올을 생산해 왔다. 국내 최초로 재생 폴리올과 바이오 폴리올을 개발하며 친환경 원료 사업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제품 판매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크게 악화하기 시작했다. SKC는 이번 매각 관련 “이차전지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의 ‘글로벌 소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솔루션’ 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완성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SKC의 사업 재편 작업은 올해 들어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SKC는 지난해 회사의 모태 사업과 다름없는 필름 부문을 1조6000억원에 매각한 이후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기초소재와 범용 화학 부문에서 벗어나 동박, 실리콘 음극재, 친환경 플라스틱, 고부가 반도체 소재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다는 게 SKC의 계획이다.
특히 기존 기초소재 중심이던 반도체 사업에서 고부가 소재·부품을 중심으로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SKC의 반도체 소재사업 투자사 SK엔펄스는 지난달 반도체 전공정 기초소재사업을 정리했다. 중국에서 운영 중인 웨트케미칼·세정 사업법인을 현지 업체인 야커테크놀로지·선양신진에 880억원에 매각했다. 웨트케미칼·세정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세정액과 식각액을 만드는 사업으로 고부가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
SKC는 테스트용 소켓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ISC를 반도체 소재 사업 핵심축으로 삼아 오는 2027년까지 반도체 사업 부문 매출을 3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2021년 설립한 앱솔릭스를 통해 세계 최초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미국 조지아에 세울 예정이다.
SKC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 분야 스타트업인 ‘칩플렛’ 지분 12% 확보에도 나섰다. SKC의 글라스 기판 생산 역량에 칩플렛의 설계 기술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추가적인 반도체 사업 M&A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대응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능력은 현재 연 5만2000톤(t)에서 2025년 25만t까지 확대하고 실리콘 음극재의 경우 2025년 저함량(15% 이하), 2026년 고함량(15% 이상)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SKC는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 6808억원, 영업적자 9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분기(매출 6309억원·영업적자 369억원)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여 4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SKC의 4분기 실적은 매출 약 8000억원, 영업이익 189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SKC 관계자는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중심 사업구조를 통해 글로벌 확장과 미래 성장 기반을 견고하게 구축해 성과를 확대할 것”이라며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빠르게 완성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