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최근 3년간 부정거래혐의 55건 적발

지분공시 위반, 호재성 재료 유포, 자금 유출 등
  • 등록 2023-03-15 오전 10:02:49

    수정 2023-03-15 오전 10:02:49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거래소는 최근 3년간 부정거래혐의로 55건을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고 15일 밝혔다. 부정거래 주요 혐의 유형은 지분공시 위반과 호재성 재료 유포, 자금 유출 등이다.

한국거래소.(사진=김보겸 기자)


연도별로 △2020년 23건 △2021년 10건 △2022년 22건 등이다.

유형별로는 4가지다. 먼저 새로운 인수인의 기업사냥형 부정거래다. 실체가 불분명한 명목회사(조합) 등 인수인이 차입금이나 타인 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호재성 재료 등을 이용해 주가를 띄운 뒤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이어 회사관련자의 부정거래, 리딩방 부정거래 그리고 기타로 분류된다. 리딩방 부정거래는 유사투자자문업체(리딩방)를 운영해 다수 종목을 선매수하고 카카오 단체톡방, 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회원에게 매수를 추천한 뒤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식이다.

이 중 다수를 차지한 건 기업사냥형 부정거래다. 최대주주 및 경영진이 관여한 내부자 부정거래가 45건으로 81.8%를 차지했다.

혐의통보종목의 특징으로는 먼저 재무구조 부실이 꼽혔다.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부챙가 증가하며 손실 누적이 지속되면서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혐의통보된 43개사의 최근 3개년 평균 영업손실은 58억원, 당기순손실은 183억원으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혐의통보 종목 중 20사(46.5%)에서 최근 3년 내 자본잠식이 발생했고, 그 중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처한 기업이 6개(14.0%)였다.

다음으로 지배구조가 취약한 곳도 혐의통보종목에 해당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변동이 빈번해 안정적으로 책임경영하기 곤란한 곳들이다. 혐의통보된 43개사의 혐의기간 종료일 기준 최대주주의 평균 지분율은 14.1%였다. 이는 상장사 평균인 39.4%보다 낮은 수준이다. 혐의통보 종목 중 39사에서 혐의기간 중 최대주주 변경이 발생했고 2회 이상 변동된 종목이 26개사로 60% 넘었다.

테마성사업을 신규 추진한 기업도 혐의통보를 받았다. 기존 주요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사업을 혐의기간 중 신규사업으로 추가한 종목은 41개사로 95%에 달했다. 이들은 바이오, 블록체인, 2차전지 등 본래 사업과 무관하고 실제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없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테마성 신사업을 추가했다.

이외에도 혐의통보 종목 대부분인 42개사가 유상증자 등을 통한 대규모 외부 자금 조달 결정을 반복적으로 공시하기도 했다. 계속기업으로의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는 곳도 부정거래 혐의통보를 받았다. 혐의종목 대부분은 대부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한편 내부자 관련 부정거래로 혐의통보된 43종목 중 34종목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 중 12개 종목이 상장폐지됐다.

거래소는 “지배구조가 취약하고 테마성 신규사업을 추진하거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들 중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장기간 매매거래가 정지 또는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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