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간부 암살, 친이란 세력 ‘발끈’…확전 우려↑(종합)

이스라엘 베이루트서 하마스 정치국 2인자 드론 공격
이란·헤즈볼라·하마스 등 "테러 행위" 비난 한목소리
이스라엘 "어디서든 하마스 공격 미리 예고…책임無"
전략적 효율성엔 의문 제기…"친이란 세력 끌어들여"
  • 등록 2024-01-03 오전 10:14:43

    수정 2024-01-03 오후 7:41:0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군(IDF)이 무인기(드론)를 사용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핵심 인물인 살레흐 알아루리(57) 부국장을 암살했다. 이후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다시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이란 세력과 친이스라엘 세력 간 전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하마스 사무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현장에 레바논 비상대원들이 모여 있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6시경 드론을 이용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에 위치한 하마스 사무실을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7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 중에는 하마스 정치국의 이인자이자 하마스 전체 서열 3위로 평가받는 살레흐 알아루리 부국장이 포함됐다. 알아루리는 하마스 군사 조직을 창설한 초기 멤버 중 1명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이 거주하는 이스라엘의 서안 지역에서 지도자로 활동해왔다.

이스라엘이 대대적인 공습을 개시한 이후 암살한 최초의 하마스 고위 정치지도자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이번 공격이 레바논에서 이뤄져 하마스를 비롯한 친이란 세력들은 ‘테러’라며 이스라엘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가자 지구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위험도 커졌다.

중동 내 이스라엘 저항세력의 후원자인 이란은 이스라엘에 강력 저항을 경고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을 향해 “시온주의자 정권이 테러와 범죄에 기반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범죄”라며 “순교자의 피는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온주의 점령자들에 맞서 싸우려는 저항의 동기를 다시 불붙일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강도높은 비난을 내놨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우리 헤즈볼라는 이 범죄가 보복받거나 처벌될 것이라고 단언한다”며 “레바논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자, 전쟁 과정에서 위험한 전개”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마스는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 하에 진행 중이던 휴전 협상을 포함해 이스라엘과 모든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하마스 정치국장인 이스마엘 하니예는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외곽 사무실 공격을 ‘테러 행위, 레바논 주권 침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적대행위 확대’라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당한 이후 팔레스타인 안팎에서 어떤 하마스 지도자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고문인 마크 레게브는 “이번 공격은 레바논 국가에 대한 공격이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정밀 공격을 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의 전략적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자칫 레바논과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격이었기 때문이다. 헤즈볼라의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앞서 “레바논 내에서 팔레스타인, 이란, 아랍 인사가 암살되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FT는 “중동 전역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을 전쟁에 끌어들이면서 이번 공격보다 더 큰 폭발 위험을 촉발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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