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마실 여유 있나”…소비 부진 中, 와인 생산·판매 줄어

올해 상반기 1~5월 와인 판매액 전년대비 9.6% 감소
와인 상장사들 줄줄이 상반기 손실 예상 “시장 조정기”
“와인 소비층 경기 영향 많이 받아” 와이너리도 양극화
  • 등록 2024-08-15 오후 5:06:25

    수정 2024-08-15 오후 5:06:25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의 와인 시장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 와인을 사는 주 소비층이 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시에 상장한 와인 제조업체들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와인 양조장인 와이너리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29일 홍콩에서 열린 한 와인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에서 와인 산업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와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와인 생산량은 30만㎘(킬로리터)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판매 금액은 1년 전보다 4.8% 늘어난 90억9000만위안(약 1조7300억원)이며 이익은 2억2000만위안(약 419억원)으로 2.8%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와인 시장은 부침을 겪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중국 주류협회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5월 와인 생산량은 4만9000㎘로 전년동기대비 0.6% 감소했고 판매 금액은 19억1000만위안(약 3600억원)으로 같은기간 9.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와인 상장사들의 실적도 신통찮다.

중국 와인 브랜드인 웨이롱은 올해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 1065만위안(약 20억3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분기 순이익이 1846만위안(약 35억2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는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제일재경은 분석했다.

또 다른 중국 와인업체 퉁화는 상반기 최대 2750만위안(약 52억원) 손실을 예상했고 모가오, 궈안은 각각 최대 1200만위안(약 22억8000만원), 550만위안(약 10억5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회사는 손실의 원인을 와인 소비 시장의 부진으로 꼽았다. 궈안은 올해 상반기 중국 와인 시장이 조정기에 있으며 소비재 구조 변화와 정책 요인의 영향으로 경쟁이 심각해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 와이너리에도 와인 소비 부진의 여파가 작용하고 있다. 제일재경은 “닝샤 지역에는 시거 같은 적극적인 시장 전략을 채택한 첨단 와이너리가 여전히 성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영 방침과 시설이 낙후된 와이너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거 와이너리의 경우 지난해 포도원을 새로 확장했으며 올해 티베트 자치구 지역에 새로운 와이너리를 건설했다. 반면 닝샤의 위마·뤄산 와이너리는 최근 파산 절차에 들어갔고 인촨 바거스 와이너리는 세금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주류협회 특별초청 상무이사 겸 홍콩주류총상회 중국주류와인위원회 위원장인 시캉은 “국내 와인은 여전히 도전 과제가 많다”며 “주류 와인 소비자 그룹은 고급 술 시장을 점유한 고급 비즈니스나 대중적인 소비자들이 아니고 경제 영향을 크게 받는 중산층과 젊은 소비층이기 때문에 앞으로 전망도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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