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반란’ 일단락됐지만…안전자산 쏠림현상 나올듯

푸틴 ‘완전한 통제력’ 무너져…정치적 불안감 커져
우크라 전쟁 완전 종식 전까지 리스크 확대 불가피
미 국채·달러, 엔화 수요 늘고, 원유 가격 오를수도
  • 등록 2023-06-25 오후 6:54:59

    수정 2023-06-25 오후 6:54:59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러시아 크렘궁을 향해 거침없이 진격했던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이 하루 만에 마무리됐지만, 당분간 러시아 정치 불안에 따라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면서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등 양측이 한발씩 물러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대의 위기를 모면했지만, 그가 자신했던 ‘완전한 통제력’이 무너지면서 당분간 내홍을 겪고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쟁이 완전 종식 전까지 리스크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러시아의 정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투자에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 전략가는 로이터에 “일반적으로 시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와 관련된 사건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면서도 “불확실성이 고조될 경우 미국 국채와 금에 대한 수요가 늘고, 달러화와 엔화에 대한 수요도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간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던 리젠트 대학의 니콜라 마리넬리 교수는 “러시아의 내부 권력 투쟁의 결과에 따라 시장이 달라질 것”이라며 “만약 전쟁의 조기 종결로 이어진다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 내분으로 세계 원유 공급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유럽 은행 SEB의 브르네 샤일드롭 수석상품애널리스트는 “송유관이 막히거나 항구가 점거되면서 원활한 원유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불확실한) 상황이 오래 될수록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그너그룹이 점령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두 개 도시 중 하나인 보로네시의 유류 저장고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역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로 석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예전만큼 심각한 가격 급등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23일 기준 브렌트유는 73.85달러에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조치에도 좀처럼 유가가 반등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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