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내수 시장에선 ‘내실 다지기’에 적극 나서는 한편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팜과 비건,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을 더욱 강화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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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 열풍의 주역…신동원 ‘미국 1등’ 자신
13일 농심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 이메일을 보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매출 15억 달러(한화 약 1조9000억원)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농심이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일본 동경사무소에서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해 왔다. 동경사무소가 본격적인 수출 업무를 시작한 1987년 신 회장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며 현장 근무를 자청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고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서부 및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당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 저가 라면과 달리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점을 둔 농심은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내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농심에 큰 기회가 됐다. 라면이 간편하게 조리해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 받아서다. 때마침 2020년 2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농심 라면은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농심 미국 재1공장의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에 이르면서 지난해 미국 제2공장 준공으로 연결됐다. 이에 힘입어 농심은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4억 9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으며 신 회장은 2030년 이를 세 배 수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 그리고 1위 일본 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 시장의 비전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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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국내 시장에서는 내실을 다질 것을 주문했다. 회사 운영 전반에서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줄이는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와 이를 지원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MZ세대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젊은 농심’이 되기 위한 소통 노력에도 힘을 기울였다. 지난해부터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하고 직급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했다.
신사업으로는 스마트팜과 비건, 건강기능식품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95년 강원도 평창 감자 연구소를 시작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연구해 온 농심은 지난해 오만에 스마트팜 컨테이너를 수출하고 올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스마트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이와 함께 농심은 지난 2020년 자체 개발한 대체육 제조 기술 HMMA를 기반으로 다양한 식품을 선보이는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했으며 지난해 국내 최초 비건 파인 다이닝을 제공하는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했다.
이외에도 신 회장은 지난 2020년 론칭한 ‘라이필’ 브랜드를 필두로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심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NS’를 주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콜라겐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