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硏 "30대 경력단절 워킹맘 年 770만원 소득상실"

워킹맘 실태보고서..30대초 여성경제활동참가율 44.4%
워킹맘 54%..가장 큰 고충은 '회사 제도와 조직 분위기'
"인사불이익,만성적인 야근, 갑작스런 회식 등 힘들다"
"학교에서 엄마 노동력 사용금지, 안식년제 도입 절실"
  • 등록 2010-09-08 오후 12:00:23

    수정 2010-09-08 오후 5:24:00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임신 5개월까지 임신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임신기간중 해외출장을 3차례나 다녀왔다"(제조업 워킹맘 A씨) 
"우리 회사엔 유연근무제가 있다. 그러나 고민하다가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상사 눈치도 보이고, 동료들 뒷얘기도 신경 쓰이고...안 쓰는게 속 편하다"(IT서비스업 워킹맘 B씨) 
"한달에 한두번 돌아오는 급식당번이 너무 힘들다. 한번은 할머니가 갔는데, 애가 울더라. 이제는 무리를 해서라도 점심시간에 택시비 3만원 들여서 다녀 온다. 그날은 점심 굶는 날이다"(금융업 워킹맘 C씨) 

워킹맘(임신 중이거나 자녀가 고교 이하에 재학중인 취업여성)들의 생활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직장에선 경력단절로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해야 하고 집에선 육아와 가사부담이 집중되면서 하루하루 늘 피곤하다. 유연근무제, 모성보호제 등 일과 가정을 병행하도록 정부가 마련한 각종 제도들은 현실과 유리되면서 워킹맘들에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 뿐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에 따라 워킹맘들의 현실을 투영하는 '대한민국 워킹맘 실태 보고서'를 마련, 8일 발표했다. 육아 부담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직장인들에 대한 경제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산정하고, 워킹맘은 물론 회사 관리자와 동료, 인사담당자 들을 대상으로 워킹맘들에 대한 대규모 실태조사를 실시, 그 내용을 분석했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미혼 78.8% vs 30대 초 워킹맘 44.4%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현재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수준인 61.5%를 8%포인트 가까이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한국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76.9%에 달하는 만큼 23.0%포인트나 낮은 셈이다. 이같은 격차는 20여년이 지나도록 좁혀지지 않았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이같은 현실은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힘든 여성 직장인들이 경력 단절에 빈번히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성의 초혼 및 초산 연령은 2009년 현재 각각 28.7세와 29.9세. 이에 따라 결혼과 출산으로 30대 초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미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78.8%)에 비해 34.4%포인트나 뒤쳐진 44.4%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이들 30대 초반의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직장을 잡더라도 이전과 같은 고용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통상 경력단절 후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35∼39세 워킹맘이 전체 상용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이들이 25∼29세일 당시의 35%보다 8%포인트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력단절을 경험한 이들 30대 여성의 임금은 일반적인 동년배 직장인 임금(2960만원)의 74%수준인 2190만원에 그쳐 연간 770만원의 소득상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이들 워킹맘들의 경력단절 현상이 해소될 경우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평균수준으로 높아지고 1인당 국민소득도 2009년 기준으로 2만2626달러에 달해 실제보다 2796달러 늘어나는 등 소득증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인사상 불이익, 만성적인 야근, 갑작스런 회식 힘들다"
 
연구소는 또 워킹맘 1931명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워킹맘이 가장 크게 갈등을 겪는 대상은 53.7%가 회사의 제도와 분위기, 29.2%는 직장 상사와 동료, 27.4%는 자녀(학교 학부모 포함), 18.4%는 남편을 각각 꼽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특히 육아문제, 남편과의 가사분담 등 가정(life)차원보다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조직문화, 성장비전 부족 등 업무(work)차원에서 워킹맘들이 더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세히 살펴보면 업무차원에서 워킹맘의 가장 큰 고충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42.4%)'이었다.  이어 '만성적인 야근 등 과다한 업무(32.3%)', '예측하지 못한 야근,회식(29.9%)', '미래경력에 대한 불안감(29.9%)' '남성위주의 조직문화(26.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이하 복수응답)
 
워킹맘은 또 조직에서의 경력개발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조직에서 고위직급까지 승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워킹맘은 17.8%로 일반 직장여성(21.8%)들에 비해 4%포인트 적었고 44.4%는 아예 가능성을 부정했다.  조직에서 성장하기 어려운 이유로 워킹맘의 61.4%는 음주 위주의 회식, 접대문화, 강한 위계질서 등 남성중심의 조직문화를 지목했다. 
 
워킹망의 업무능력에 대해선 상사와 동료간 인식차를 드러냈다. 워킹맘의 업무상 미흡한 부분에 대해 워킹맘 자신은 '자기계발 소홀(45.9%)'과 '갑작스러운 업무공백(29.4%)'등을 꼽은 반면 관리자와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업무공백(관리자 44.9%, 동료 40.6%)', '야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 회피(관리자 38.3%, 동료 44.8%)' 등을 핵심요인으로 제시했다.  
 
◆"학교의 엄마 노동력 사용금지, 워킹맘 안식년제 도입 해야"
 
워킹맘은 육아휴직 등 법으로 보장된 모성보호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사의 눈치(44.1%)'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37.5%)' '회사의 제도운영에 대한 의지부족(27.2%)'등이 원인이었다. 
 
워킹맘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학교에서 엄마의 노동력 사용금지(46.3%)' '신뢰도 높은 전문 베이비시터 육성(41.4%)', '육아휴직기간 및 상한연령확대(38.7%)' '보육비 지원(29.8%)'등을 꼽았다. 
 
가장 필요한 기업 지원제도로는 '워킹맘 안식년제 도입(43.1%)', '사내육아지원시설 확대(41.8%)' '단축근무제 등 변형근로제 도입(35.2%)', '근무 문화 및 회식문화 개선(34.3%)' 등을 제시했다.
 
예지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워킹맘의 활용은 조직의 생산성 제고, 저출산문제해결, 미래의 인적자원 육성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기업, 지역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각종 제도개선 등 거시적 접근은 물론 관리자, 직장동료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인식개선과 행동변화들을 유도할 수 있는 미시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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