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맞는 추경호 원내대표…단일대오 지켰으나 진짜 시험대

22대 첫 여당 원내사령탑…시작부터 ‘단일대오’ 강조
巨野 대응…해병 특검법 재투표 부결, 필리버스터 강행
입법성과는 아직…채해병 특검법 조율하며 리더십 시험대
“이제는 정치력 보여주며 민생 주요입법 처리해야”
  • 등록 2024-08-15 오후 5:18:48

    수정 2024-08-15 오후 7:01:21

[이데일리 조용석 김한영 기자] 취임 100일을 맞는 추경원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2석 거대야권에 맞서는 악조건에서도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계파갈등 속에서도 ‘유연하고 조율하는 리더십’으로 ‘단일대오’를 지켜내고 있다. 다만 여야 강대강 대치로 아직 이렇다 할 입법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데다, 향후 한동훈 대표가 제의한 ‘채해병 제3자 추천 특검’ 을 당내에서 어떻게 조율할 지도 큰 숙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작부터 ‘단일대오’ 강조…野입법폭주 대응 ‘합격점’

추 원내대표는 지난 5월9일 22대 국회 첫 여당사령탑으로 선출돼 오는 16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추 원내대표는 투표 참여 의원 102명 중 70명의 지지로 이종배·송석준 의원을 여유있게 제치고 당선됐다. 추경호 부총리는 당선소감부터 “(여당 당선자)108명의 단일대오가 흩어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가 취임 초부터 단일대오를 강조한 이유는 192석 야권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채해병 특검법 △노란봉투법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법 △방송4법 등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투표에서 재적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여당 의석이 108석에 불과한 상황에서 내부 이탈표가 많아지면 대통령 거부권도 무력화되는 셈이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채해병 특검법 재투표는 재석 299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당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 대표가 ‘채해병 제3자 특검’을 주장하는 상황에서도 이탈표를 최소화해 부결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 당내 일부의원들의 불만에도 불구, 야당 일방추진 법안 모두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실시하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부담도 크게 덜어줬다는 평가다.

한 여당 의원은 “추 원내대표가 논리와 소통, 합리적 상황 판단으로 의원들을 뭉치게 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다른 의원은 “추 원내대표는 윤 정부 초기부터 대통령실과 손발을 맞췄지만,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면서 어떤 사람이라도 아우르면서 갈 수 있는 리더”라며 “당 대표 및 대통령실 모두와 중간에서 조율하는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친한-친윤 갈등으로 거칠었던 전당대회를 안정적으로 이끈 것도 추 원내대표의 성과로 꼽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를 마친 김상욱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입법성과는 아직…채해병 특검법 당내 갈등 풀어야

문제는 국민의힘이 여당임에도 거대야당에 밀려 아직 입법성과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야당이 입법공세를 펴면 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막아내기에 급급한 형국이다. 22대 국회가 지난 5월30일 문을 연지 3달이 가깝지만 여야가 합의 처리한 법안은 아직 없다. 원내 사령탑인 추 원내대표에게는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계파색이 옅은 한 여당 의원은 “민주당이 내부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힘으로 밀어붙였던 법안이 너무 많았다. 이 때문에 6~7월은 자연스럽게 정쟁만 있었던 것”이라며 “간호법이나 반도체법 등은 물밑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추 원내대표는 취임 초 직접 술을 준비해 국회의장 및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여러 차례 식사를 할만큼 여야관계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추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 이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는 지체된 입법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 대표가 대표 출마 때부터 약속한 ‘채해병 제3자 특검’의 경우 자칫 격렬한 친윤-친한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러운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 초선 여당 의원은 “제3자 채해병 특검법과 관련 아직 원내에서 의견 수렴이 안된 상황”이라며 “의견조율 과정에서 추 원내대표뿐 아니라 한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여당의원은 “지금까지는 상황 자체가 어려웠다고 해도, 이제는 추 원내대표가 정치력을 보여주면서 민생법안 중요법안을 처리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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