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세는 빨라지고 있고 최근 D램 현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등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내년 실적 전망이 장밋빛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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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현물가격(DDR4 8기가비트)은 3.386달러로 이달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현물가격은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공급 계약 가격)보다 약 3개월 앞서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미래 업황을 예상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지난 11월 30일 기준 D램 고정거래가격은 2.85달러로 지난 7월 5.54% 급락한 이후 약 5개월째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1월 기준 고정거래가격을 보면 2016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 달 말에 고정거래가격을 다시 봐야겠지만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여 메모리 현물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 때문에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난 2017년(평균 6.63달러)과 2018년(평균 7.89달러)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와 비교했을 때 2배, 3배 정도의 차이가 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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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내년 시장 수요를 예의주시하며 탄력적 대응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아직 차세대 D램인 DDR5제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인텔 등과 협력해 내년 DDR5 개발·양산에 힘쓸 예정이다. 또 더블 스탭 기술을 처음 적용하는 7세대 V낸드도 내년부터 본격 양산해 늘어나는 수요 대응에 나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결정은 이미 2년 전 정도부터 꾸준히 장기적으로 대비해왔다”며 “DDR5가 내년 D램 시장의 촉진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에 맞게 예상대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낸드와 비메모리 시설 투자를 전개하는 방향,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 M&A(인수합병)를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투자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박재근 한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2018년도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캐파(생산설비)를 늘려 가격이 폭락했던 경험이 있어 수요가 증가한다고 투자를 급격하게 늘리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올해 이미 메모리 투자를 하고 있고, SK하이닉스도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라는 큰 투자를 했다. 이미 선행투자한 것으로 내년 시장을 커버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