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지방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2금융권 제외)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코로나 대출은 251조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원해준 신규 대출 규모가 125조4000억원, 만기연장 대출·이자상환액이 125조7000억원이다. 이 중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납기가 연장된 대출과 이자 총액 규모는 이달 22일까지 108조2592억원이다. 만기가 연장된 대출(재약정 포함) 잔액이 99조7914억원(41만5525건), 대출 원금을 나눠 상환하던 기업의 ‘분할 납부액’ 8조4129억원(1만4949건)과 이자 549억원(4794건)도 상환이 유예됐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말 종료 예정인 ‘코로나19 대출’의 만기 연장·납입 유예 지원 프로그램의 재연장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원 프로그램 종료)시간이 9월이기 때문에 방역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프로그램을 추가 연장하게 되더라도 한달 전 쯤 그 때 상황에 맞춰 결정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일단 재연장 여부 결정에 앞서 은행권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 의견을 계속 듣고 있다”며 “8월 중순쯤에는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코로나19 대출 원금 및 이자상환 유예 프로그램과 관련한 최근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애초 코로나19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오는 9월 종료하는 데 무게를 둬왔다. 금융위는 이미 지난 3월 ‘대출자 연착륙 지원 5대 원칙’을 내놓고 유예기간 이후 대출자들이 다양하게 상환할 수 있도록 컨설팅까지 마련했다. 여기에 소비는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수출도 호조를 보이는 등 경기회복 기대는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2021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 고통 분담해야” vs “실효성 글쎄”
때마침 금융지주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어 ‘고통분담’에 계속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하기도 어려운 분위기다. KB금융은 상반기 2조4743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같은기간 하나금융 역시 1조7532억원의 순이익으로 역대 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 역시 각각 1조4197억원, 1조2819억원의 순이익으로 반기와 상반기 최대 순이익을 시현했다.
다만 은행권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다시 미뤄주더라도 이자 유예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연착륙이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이미 한계기업이나 차주일 우려가 큰 데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자치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 될 수 있어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원금은 그렇다고 쳐도 이자조차 갚기 어렵다는 것은 원금도 갚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금융지원을 추가로 연장하더라도 이자상환 유예만이라도 제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