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화 강세는 일본 정부의 개입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55엔대로 급락했다. 엔화 가치는 6월 초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 11일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미국 6월 소비자물가를 계기로 일본 정부의 직간접 외환시장 개입이 강화됐다. 약 135억달러로 추정되는 일본 정부의 달러매도 개입과 더불어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한 일본 정부 인사들의 잇따른 구두개입도 엔화 강세 분위기를 부추겼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가 다가오면서 ‘슈퍼 엔저’ 현상도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슈퍼 엔저가 일본 경제와 대기업에는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지만, 일반 국민과 중소기업에는 적지 않은 부담을 주면서 기시다 내각은 물론 자민당 지지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일단 후자의 주장이 글로벌 외환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다”며 “특히 부통령 후보로 지목된 J.D. 밴스 상원의원의 경우에도 강력한 달러 약세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2.0 행정부가 과연 저평가돼 있는 엔화 가치를 용인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 등도 달러화 약세 심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밴스 의원은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질의응답 중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보조금이지만 미국 제조업체들에게는 세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며, 달러 약세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발언에 따라 금융과 외환시장이 널뛰는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과 함께 일본은행의 추가 기조 강화 가능성은 그간 엔화 약세에 쏠려 있던 투기자금의 청산압력으로 이어져 엔화 가치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여지가 커졌다.
그는 “그간 원화가 엔화와 높은 동조화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엔화 가치 상승이 원화 가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다만 취약한 국내 경제 펀더멘탈 등으로 원화 가치 상승폭은 제한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트럼프 2.0 시대가 정말 현실화된다면 통상차원에서 트럼프 2.0 시대에 원화 가치 절상 압력이 거세질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