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꼼수...건강한 사람에게도 '비싼 보험' 팔아

금감원 '간편심사보험' 관행에 메스
판매 쉽고 일반보험보다 1.2배 비싸
실적에 눈멀어 은근쓸적 가입 유도
간편심사보험 추가가입땐 재심사 필수
과거병력 이유로 보험금 줄여선 안돼
  • 등록 2016-08-04 오전 10:15:54

    수정 2016-08-04 오전 10:15:54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아파트 경비원 A씨는 2014년 4월 입원과 수술, 진단비를 보장받는 일반(심사)건강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2015년 9월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에 대한 보험금이 기존 보험보다 더 많은 동일 보험회사의 간편심사보험을 보험설계사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A씨는 보험료는 더 높았지만,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보험설계사의 말에 결국 간편보험에 추가 가입했다. 하지만 이는 보험설계사가 실적을 올리기 위한 ‘꼼수’였음이 드러났다.

일부 보험사들이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건강한 사람에게 고령·유병자보험인 ‘간편심사보험’을 가입시키는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간편심사보험 계약건수·수입보험료 증가세

간편심사보험은 일반 상식과 달리 고령자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도 가입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3개월 이내에 입원·수술·추가검사(재검사) 필요 소견을 받았는지 여부 △최근 2년 이내에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이나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 △최근 5년 이내에 암으로 진단받거나 암으로 입원 또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지 여부 등 3가지만 고지해 통과하면 된다. 대신 가입 자격을 대폭 완화한 대신 보험료는 보장 수준이 유사한 일반심사보험보다 1.1~1.2배 비싸다.

지난 6월 말 현재 생보 17개, 손보 11개 등 28개 보험회사에서 간편심사보험을 판매중이다. 보유계약건수는 203만건, 수입보험료는 4438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건강한 사람이 간편심사보험에 가입할 경우 불필요하게 비싼 보험료를 부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험사가 영업실적에 눈이 멀어 슬그머니 간편심사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이 이미 일반보험에 가입한 건강한 가입자에게도 신상품 출시 홍보 등을 위해 간편심사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간편심사보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일반보험의 보장 범위를 고의로 간편심사보험보다 축소해 설명해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간편심사보험 가입심사때 과거병력 정보 활용 못해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을 점검, 개선에 나섰다. 이창욱 금감원 보험감리실장은 “보험 계약자가 일반보험에 가입한 후 6개월 내 간편심사보험을 추가 가입하는 경우 반드시 보험회사가 재심사해 건강한 사람으로 확인되면 일반보험 가입을 안내토록 했다”며 “간편심사보험과 비교해 일반심사보험의 가입금액 등 보장범위를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금감원 점검에서는 간편심사보험의 취지에 반해 건강보험에 가입할 때 암 수술 등의 치료 경력이 아닌 고혈압·협심증·심근경색 등 만성질환의 과거병력을 이유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축소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들 보험사들은 보험개발원 정보 등을 통해 가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뇌혈관·심혈관 등의 질환으로 과거 보험금을 수령한 이력을 확인한 후 가입금액을 제한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간편심사보험 가입 심사를 할 때 계약 전 알릴 의무가 있는 항목 이외에 과거 병력 정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간편심사보험은 75세 이상 고령자의 보험가입을 가능케 하는 순기능이 있는 제도”라며 “이런 사례들은 일반적인 보험상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사례가 간편심사보험에서 발생한 것으로 철저한 운영상의 관리 감독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손예진, 출산 후에도 여전
  • 돌고래 타투 빼꼼
  • 한복 입은 울버린
  • 관능적 홀아웃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