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타이어 업체이자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형상자인 더블스타는 실적 악화에 따라 인수가 인하를 요구해왔다. 채권단이 만약 더블스타의 제안을 들어주면 매각가 변경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다시금 우선매수권이 부여된다.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통한 자금조달을 허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8000억원을 마련하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보다 먼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22일 채권단 회의를 열어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단독]8000억으로 낮아진 금호타이어 매각가…박삼구 "되찾겠다"
더블스타는 채권단과 맺은 계약서 상 매매계약 종결 시점인 9월 23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감소하면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상반기 558억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 507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판단 시점까지는 아직 한 달 가량의 기간이 남아있지만 상황이 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더블스타는 애초 매매계약 체결 이후 주가 하락폭 등을 근거로 30% 넘는 할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업은행과의 몇 차례 협의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16.2%를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더블스타 매각 외에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방안은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채권단 기본 입장이다. 최종 매매대금이 16.2% 인하된 것으로 정해지면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8000억원(9550억원X0.84) 가량의 금액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의향을 물어야 한다. 매각가 변경에 따라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이 가격을 받아들이면 금호타이어를 되찾게 된다. 우선매수권은 회사가 매각되기 전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조건으로 먼저 회사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채권단은 올해 초 박 회장에게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가져오면 허용 여부를 논의해보겠다”며 사실상 컨소시엄 구성을 허락하지 않았다. 우선매수권은 박 회장 개인에게 부여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돌고 돌아 박 회장 앞에 놓이게 됐다. 관건은 박 회장이 8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는지 여부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을 전달받으면 검토를 할 것”이라며 “원래 입장이 ‘재입찰 하자’는 쪽이어서 인수 의지는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