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배기부터 외국인까지 “모두 함께 뛰어요”

‘18회 그린리본 희망 페스티벌’ 이모저모
남자 부문 1위 김창국씨 “1등 수성하러 오겠다”
여자 부문 1위 강민지양 “메달리스트로 오고 싶다”
  • 등록 2024-09-28 오후 1:12:12

    수정 2024-09-29 오후 7:13:56

[이데일리 황병서 김세연 박동현 기자] “인생에서 좋은 습관 하나 만들고 싶었는데 그게 러닝(달리기)입니다. 내년에는 1등을 수성하러 오겠습니다.”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가운데)이 28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제18회 그린리본 희망 페스티벌’에서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방인권 기자)
28일 제18회 이데일리 그린리본 희망 페스티벌의 남자 10㎞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김창국(47)씨는 이렇게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씨 외에도 쇼트트랙 선수부터 두 살배기, 외국인들도 함께 달리며 선선한 가을 아침을 만끽했다.

36분 46초로 1위를 차지한 김씨는 “담배도 피웠었고 살도 찌고 해서 성인병이 걱정돼서 7년 전부터 달리기 시작했는데 달리기 만큼 간단한 운동이 없으니까 운동을 위해서 사람들이 많이 달리기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코스에서 여자 부문 1위는 인천 예일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강민지(16)양이 차지했다. 46분 11초의 기록을 낸 강양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해 오고 있으며 올해 1월 청소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강양는 “만날 해야 하는 일로써 운동을 하다가 이렇게 행사로 뛰어본 것은 처음인데 기분이 새롭고 분위기가 색달랐다”면서 “오늘 파리 올림픽 유도 메달리스트가 게스트로 온 것처럼 내년에는 참가자가 아니라 메달리스트 선수 게스트로 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등을 차지한 참가자들은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남자 부분 2위를 차지한 유창현(34)씨는 “향상된 기록으로 보상을 받은 것 같아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하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면서 “내년 이 대회 때 (1등 하신 분과) 다시 붙어보고 싶다.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자 부문에서 2등을 차지한 고은진(34)씨는 “개인 최고 기록을 갱신해서 기쁘다”면서 “올해 2등 했으니까 내년에는 꼭 1등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종 아동의 무사 귀환과 아동 복지 확대를 위한 취지의 행사인만큼 이날 곳곳에서는 가족 모두가 참여한 이들이 눈에 띄었다. 3살과 4살 된 두 딸을 데리고 온 이승미(38)씨는 “남편이 두 딸을 태운 2인용 유모차를 밀고 나는 옆에서 같이 뛸 예정”이라면서 “원래 아이들이 뭐 하는 것을 좋아해서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에서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왔다는 오경민(41)씨는 “김포에서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서 준비해서 왔다”면서 “막내가 초등학교 1학년이다보니 걷다 뛰다 하면서 다 같이 완주해서 메달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첫째는 잘 달리기 때문에 혼자서 치고 나갈 예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마라톤 덕분에 인연을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사연을 들려준 이도 있었다. 경기 광명에서 6세 딸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이모(42)씨 “마라톤 동호회에서 다 같이 청계산 1500개 계단 오르기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했다”면서 “결혼식도 마라톤 일정보고 잡을 정도로 특별한데, 올해 봄에 열렸던 여성 마라톤 대회 아이랑 처음으로 참가했는데 아이가 엄청 뿌듯해 해서 대회를 알아보다가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과 함께 경기 수원에서 온 일본인 세이노 히로시(51)씨는 “3년 전부터 아이와 함께 그린리본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평소에 다른 마라톤 대회도 많이 참여하는데 오늘 목표는 5㎞ 완주”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딸인 세이노 리카(12)양도 “(아빠와) 같이 달려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내 동아리 모임 소속 회원 10명과 함께 온 이들도 눈길을 끌었다. 하나손해보험 내 달리기 크루 회장인 오주열(45)씨는 “동아리 회장으로 팀원 10명과 함께 뛰러 나왔다”면서 “평소에 철인 3종 경기 대회와 마라톤 풀코스 대회에 참가해서 완주하는 등 달리기를 많이 한다. 오늘 목표는 3등 이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연예인도 눈길을 끌었다. 가수 김흥국씨는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참가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도 “그린리본 마라톤 대회는 다른 행사보다 취지가 좋아서 꼭 참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손 붙잡고 가족들과 함께 나온 참가자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좋다”면서 “나는 힘들어서 못 뛰고 걸어가며 시민들을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8회 이데일리 그린리본 희망 페스티벌이 28일 서울 상암 평화의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전 MBC 아나운서 손정은, 유도 코치 황희태, 유도 선수 이준환, 배우 구성환, 배우 임시완, 래퍼 나다, 가수 소유미, 배우 박지안, 축구선수 출신 크리에이터 정주일, 김주현, 가수 김흥국, 인플루언서 정서진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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