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이 플랫폼(트위터)에서 모든 정치 스펙트럼을 가진 프로그램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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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전 폭스뉴스 앵커인 터커 칼슨의 첫 번째 ‘트위터 뉴스’를 공유하며 한 말이다. 터커 칼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지지자이자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개표기가 조작됐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제기했던 인물이다. 그는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였지만, 폭스뉴스가 개표기 제공 업체와의 소송에 패배해 1조원이 넘는 배상금을 물게 되면서 해고됐다.
터커 칼슨이 새롭게 선택한 ‘뉴스 플랫폼’은 트위터였다. 이날 오전 7시 터커 칼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10분가량의 뉴스를 전송했다. 첫 보도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한 카호우카 댐이 붕괴된 소식을 다뤘다. 이 밖에 미군의 비확인비행물체(UAP)에 대한 새로운 증언, 언론, 흑인인권운동 등 주제를 언급했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미국 내 보수 성향 인사들이 레거시 미디어 대신 ‘트위터’를 자신의 소통 창구로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공화당 후보도 출마 선언의 창구로 트위터를 택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달 24일 일론 머스크와 함께 트위터 음성대화 플랫폼 ‘트위터 스페이스’에 나와 내년 출마를 공식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공식 출마선언은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언론을 불러 모아 발표했지만, 론 디샌티스는 기자회견 대신 ‘SNS 발표’를 택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가짜뉴스를 살포해 트위터에서 계정을 정지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도 추진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이라는 자체 SNS에 남겠다고 선언해 결국 트위터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줄곧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보수에 유화적인 손길을 내밀어왔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도 강경 보수지인 데일리 와이어(Daily Wire) 역시 지난달 30일부터 팟캐스트 콘텐츠를 트위터에 게시하고 있다. 지난 2일 데일리 와이어가 트윗한 ‘여성은 무엇인가?’라는 게시글은 트위터 직원들이 ‘적대적인 언어 규칙 위반’으로 결정됐지만,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이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러한 결정을 뒤집었다. 결국 트위터 신뢰 및 안전 책임자가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액시오스는 “그동안 폭스뉴스는 보수주의자들의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트위터가 공화당을 위한 미디어 중심지로 대체되면서, 네트워크상의 우익 생태계가 변화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