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금융 사람장사…'글로벌 IB급 컨설팅' 제공할 엘리트 키웁니다

조영제 한국금융연수원장
한국 금융경쟁력 '세계 87위'
외국인 만족시킬 인재없는 탓
영어도 유창한 금융인재 모아
'글로벌 금융리더' 육성 나서
해외연수 등 실무 교육으로
금융사 해외영업 활성화 기대
  • 등록 2016-07-03 오후 3:12:34

    수정 2016-07-04 오전 8:57:12

조영제 한국금융연수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금융연수원 집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 화통토크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리더 양성 과정’ 등 연수원의 핵심 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보세요. 이게 싱가포르에서 날아온 매일매일의 보고 사항이에요. 오늘은 구조화 상품에 대한 강의가 있었네요. 강사가 데이비드 N.G 커머더티(상품) 전문가입니다. 원유상품에 대한 파생상품의 시장 상황이 어떤지, 헤지 전략이 어떤지, 구조화된 파이낸싱 사례가 어떤지 질의응답이 오고 갔습니다. 우리금융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엘리트를 양성하는 여기에 한국금융의 앞날이 있다고 봅니다.”

조영제(57) 금융연수원 원장의 눈은 ‘미래’를 향해 있었다. 조 원장은 지난해 10월부터 금융인재 산실인 한국금융연수원을 이끌고 있다. 조 원장은 지난달 30일 금융연수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심혈을 기울여 만든 ‘글로벌 금융리더 양성과정’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인터뷰 도중에도 싱가포르에서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리더 양성과정의 보고 사항을 읽어주며 자신이 뿌린 미래금융의 씨에 열변을 토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으로 ‘저승사자’ 검사반장으로 통했던 그이지만 어느덧 금융의 인재를 키워내는 마더(어머니)역할에 푹 빠진 듯했다.

‘글로벌 금융리더’과정은 100% 영어수업

글로벌 금융리더 양성과정은 한국금융연수원의 교육과정 중의 하나다. 하지만 우리 금융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조 원장이 어느 다른 교육과정보다 공을 들인 ‘실험적인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소위 ‘싹수’가 보이는 영어가 유창한 인재를 모아 ‘글로벌 교육과정’으로 ‘해외 현지 교수진’을 강사로 초청해 영어로만 교육하고 있다.

특히 이론교육을 제외한 다양한 실무 사례연구만을 교육하며 연수기간 중 3주 동안 런던과 홍콩, 싱가포르 현지 연수에도 나선다. 런던 연수는 지난 5월9일부터 일주일간 이뤄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태의 여파를 체감하는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현재는 싱가포르에서 막바지 현지 교육을 받고 있다. 글로벌 리더양성과정 1기에는 15개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1~2명이 참여했고 국제금융센터와 예금보험공사 직원 각 1명씩 총 20명의 정예 요원들이 금융 한국의 미래를 이끌 ‘전위부대’ 양성과정을 밟고 있다.

조 원장은 “글로벌 금융교육 과정이 잘 돼서 인재들이 쏟아져 나오면 국내 금융회사의 글로벌 영업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런 인재들이 해외에서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한다면 실무 경제에서 두드러진 결과물을 내놓을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인재를 통해 글로벌 IB 수준의 컨설팅을 제공하고 여신관리를 철저하게 하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되고 금융도 함게 동반 성장할 수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우수 인력 양성해 고급서비스 제공

조 원장이 이렇게 고급 인력 양성에 목을 매는 이유는 결국 금융은 결국 사람이 하는 서비스 산업이며 좋은 인력이 없는 한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는 “금감원에 있을 때 해외 영업을 강화하라고 했지만 현지의 높은 진입장벽과 시장 환경으로 어렵다는걸 알았다”며 “금융은 결국 돈 장사이고 돈 장사는 결국 사람 장사다. 저품질의 노동력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도중 조 원장은 여러 차례 ‘제로섬 사회’의 저자 레스터 서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의 ‘생산요소와 생산품간의 관계’에 대한 언사를 인용했다.

조 원장은 “옛날 한국은행 행원 때 레스터 서로 교수의 글을 봤다. 평범한 얘기 같았고 어디서 본 것처럼 기시감이 있었지만 생경하게 다가왔다”며 “저품질의 자본과 노동으로는 고품질 재화와 용역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었는데 금융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그의 실험작 글로벌 금융리더 양성과정은 “고품질의 노동력을 만드는 과정”인 셈이다.

내친김에 조 원장은 한국금융의 상대적인 낮은 경쟁력도 우수 인재의 부족에서 이유를 찾았다. 올해 초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에서 금융 부분의 국내 경쟁력은 우간다(81위)보다도 못한 87위로 평가됐다. 그는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불신이 있는데다 우리 금융시장에 그들을 만족시키는 효과적인 금융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결국은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려면 시장의 수요를 선제로 파악해 그런 수요에 맞게 수준 높은 상품을 적시에 제공해줄 수 있는 고품질의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亞대표 연수원 만들 것”

조 원장은 금융연수원을 ‘아시아의 대표 금융연수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포부도 밝혔다. 더 정확하게는 이미 아시아에 이만한 금융연수기관이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포부라면 포부”라며 “몽골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연수를 신청해오는 등 이미 연수원도 상당부분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매년 보통 5개의 해외 국가에서 금융연수원으로 연수를 받으러 오고 있다. 실제 올해 3월에는 몽골금융연수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수과정 및 금융자격 공동개발 등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렇게 금융연수원은 2002년부터 미국, 일본, 영국, 대만, 스위스, 홍콩, 말레이시아, 캐나다, 뉴욕, 베트남 등 13개 나라의 기관들하고 MOU를 체결했고 오는 10월 중에는 BBCN 은행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BBCN 은행은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은행으로 미주 59개 이상의 지점망과 대출사무소를 갖춘 한인 최대 은행이다.

특히 조 원장은 몽골 등 직접 금융연수원으로 찾아오기 어려운 나라를 위해 금융연수원의 동영상 강좌를 영어로 제작해 실비 수준의 비용만 받고 제공할 예정이다.

조 원장은 “몽골처럼 금융연수나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기 어려운 국가들이 상당수 있다”며 “그동안 연수원이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들 국가의 인재들에게 연수와 교육을 확대하면 이게 우리 금융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담=금융부 문승관 차장

정리=금융부 노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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