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세계 1위의 맥주 제조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ADR(BUD)에 대해 미국에서 최근 1~2개월간 지속됐던 ‘버드라이트’ 불매운동이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는 평가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와 배런스 등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의 미치 콜렛 애널리스트는 이날 안호이저부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유로넥스트 상장 기준)는 59유로에서 60유로로 소폭 올렸다. 다만 미국에 ADR(예탁증서)형태로 상장된 주식에 대해서는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안호이저부시는 1977년 설립된 세계 최대 맥주 제조 회사로 벨기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 2008년 벨기에의 인베브가 미국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국내 브랜드로 알고 있는 OB맥주 역시 안호이저부시가 최대 주주다.
안호이저부시는 세계 15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버드와이저, 버드라이트, 코로나, 호가든, 스텔라 아르투아, 레페 등 500여개의 브랜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안호이저부시는 최근 트랜스젠더 배우이자 인플루언서인 딜런 멀바니 협찬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딜런 멀바니는 인스타그램, 틱톡 팔로워가 각각 180만, 10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팟캐스트도 운영 중인데 지난 4월 초 팟캐스트 1주년을 기념해 안호이저부시가 딜런 멀바니의 모습을 새긴 버드라이트 캔 맥주 선물을 보내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보수진영으로부터 불매 운동이 시작된 것. 또 안호이저부시가 이를 진화하는 과정에서 협찬 마케팅 의미를 축소하고 보수진영 달래기에 나서자 이번에는 진보진영에서도 불매운동에 나선 것이다.
버드라이트는 미국 내 시장점유율 1위 맥주로 2001년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매출이 20% 넘게 감소하면서 5월(5/8~6/3) 점유율이 7.3%에 그치며 `모델로 에스페셜`(8.4%)에 1위를 내줬다. 이 기간 모델로 에스페셜 매출은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셈이다.
미치 콜렛은 “소비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앞으로 버드라이트 브랜드를 구매하지 않거나 구매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각각 24%, 18%였던 반면 구매를 늘린다거나 비슷하게 구매한다는 비율이 21%, 37%로 더 높았고, 과거 버드라이트를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3~6개월 내 또 구매 계획이 있는지를 질문한 결과 `있다`(42%)가 `없다`(29%)보다 높았다”며 “버드라이트 논란이 영구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완전 정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점유율을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고령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더 높았다”며 “미래 지향적으로 볼 때 역풍이 곧 사라질 것으로 기대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주가와 관련해서도 바닥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2분기에만 주가가 15% 넘게 하락했는데 이는 불매운동이 더 지속될 것이란 전제나 이에 따른 실적 부진 가능성마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 외 지역으로 버드라이트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주가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이번 논란보다는 업계 경쟁심화 등이 큰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월가에서 안호이저부시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월가 애널리스트는 총 29명으로 이중 17명(58.6%)이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유지했다. 평균 목표주가는 68.08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17.6%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