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尹 계엄령, ‘민주주의 우선’ 바이든에 한미 동맹 시험”

NYT “韓, ‘민주주의 등불’로 중요한 동맹”
“美정부 과도기·바이든 순방 시점 노린듯”
“바이든 대선 승리 저지하던 트럼프 연상”
  • 등록 2024-12-04 오전 7:37:21

    수정 2024-12-04 오전 7:37:2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한국과 미국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대통령.(사진=AFP)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그동안 ‘민주주의 대 독재’라는 틀 아래 외교 정책을 펼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중국, 북한 등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과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힘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한국이 수십 년 동안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였던 이유는 약 3만명에 가까운 주한 미군 뿐만 아니라 한국이 강력한 권위주의 국가들 가운데 ‘민주주의의 등불’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예컨대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강화를 시대적 목표로 규정해 2021년 12월 전 세계 민주 진영 국가들을 결집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출범시켰다. 올해 3월 서울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미국 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단독 주최로 열린 회의였다. 2023년 3월 2차 정상회의는 미국과 한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와 공동 주최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바이든 행정부를 깜짝 놀라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짚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계엄령 선포 이후 낸 성명에서 “미국은 이 발표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에서 우리가 목도하는 상황 전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보좌관들이 앙골라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윤 대통령이 미국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트럼프 제2기 행정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고,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앙골라 순방으로 해외에 있기 때문에 이 시점을 선택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고 NYT는 전했다.

이에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 증진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아온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특히 ‘아픈 일’이 될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NYT는 2022년 대선에서 간신히 승리한 윤 대통령이 국내 지지율이 낮다면서 야당과 의회를 겨냥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를 지금까지도 ‘가짜 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자들은 2021년 1월 6일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인증을 저지하고자 국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아직까지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NYT는 “그가 윤 대통령의 움직임을 어떻게 볼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다만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한미 동맹은 철통같으며, 그들의 불확실한 시기에 한국의 편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어떤 정치적 분쟁도 법의 지배에 따라 평화롭게 해결될 것이란 평화적으로, 법치에 부합하게 해결될 것을 전적으로 희망하고 기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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