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그날밤 대체 무슨일이…檢, 국무위원 줄소환

최상목 "경제 심각한 영향" 우려로 강력 반대
박상우 "택시타고 갔지만 회의 이미 끝나"
검찰, 국무위원 줄소환하며 타임라인 재구성
  • 등록 2024-12-21 오후 11:07:03

    수정 2024-12-21 오후 11:07:0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계엄 전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주요 각료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진상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상목(왼쪽)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을 대상으로 개최한 합동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비공개 조사했다. 최 부총리는 계엄 선포 직전인 지난 3일 밤 10시 17분경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11명의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함께 했다.

최 부총리는 조사에서 당시 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반대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경제부처 담당 장관으로서 우리나라 경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강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한 “계엄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사퇴를 결심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며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막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당시 계엄 관련 예비비와 재정자금 확보에 대한 대통령의 지시가 담긴 쪽지를 실무자로부터 전달받았다고도 진술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1일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박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는 불참했으나, 4일 새벽 4시 27분경 열린 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다. 그는 “3일 저녁 9시 18분경 대통령실 행정관으로부터 출석 요청을 받고 택시를 타고 갔지만 도착했을 때는 이미 회의가 끝나 있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발령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진술했다.

박 장관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무위원으로서 비상계엄이 발령된 것, 그리고 현 시국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안타깝다”며 사과했다. 그는 지난 4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내각 총사퇴 의견이 나왔을 때도 “회의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주류였다”면서 “저 역시 자리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앞서 조규홍 장관, 김영호 장관 등 계엄 관련 국무회의 참석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 특수본은 각 장관들의 진술을 토대로 계엄 전후 상황과 대통령실의 지시사항 등을 확인하며 사건 당일 국무위원들의 타임라인을 면밀히 재구성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6시간여만인 4일 오전 4시 30분 해제되기까지의 과정에서 각 국무위원들의 역할과 대응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향후 추가 국무위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어가며 계엄 선포의 배경과 의사결정 과정, 해제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엄 선포 결정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경위와 각 부처의 대응, 국무위원들의 개별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검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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