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세아창원특수강 檢고발…“총수일가 개인회사 지원”

총수 장남회사 ‘CTC에 물량 저가공급
영업이익의 61.3% 과다한 경제상이익
과징금 32억원 부과, 법인은 檢고발
  • 등록 2023-09-25 오후 12:00:00

    수정 2023-09-25 오후 12:00:00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기업집단 세아 소속 세아창원특수강이 총수 일가가 소유한 계열회사 CTC에 저가에 물량을 공급한 부당내부거래 행위로 적발됐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선재, 봉강, 강관 등 다양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이고 CTC는 세아창원특수강으로부터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구매해 이를 가공해 판매하는 회사다.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장.(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세아창원특수강이 CTC에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다른 고객사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32억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세아창원특수강은 CTC가 세아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CTC에 스테인리스 강관을 판매했는데 그룹 선대회장의 장남인 이태성의 개인회사 HPP가 CTC를 인수하자 그 직후인 2016년1월부터 2019년6월까지 CTC의 수익 개선을 위해 자신이 공급하는 스테인리스 강관을 타 경쟁사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CTC를 지원했다.

HPP는 2014년 특수관계인 이태성이 투자사업, 경영컨설팅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로 현재까지 이태성 및 배우자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태성은 HPP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세아홀딩스 지분을 취득해 지배구조상 세아홀딩스 체제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했다.

부당 내부지원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면 세아창원특수강은 ‘물량할인제도’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CTC에 최대 할인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스테인리스 강관을 저가로 지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와 사전 협의를 통해 해당 제도를 설계했고 CTC가 구매하는 품목만을 대상으로 사실상 CTC만이 달성가능한 물량 수준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최대 할인구간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아창원특수강은 물량할인제를 통해 2016년1분기부터 2019년2분기까지 총 12회에 걸쳐 정상할인액이 킬로그램(kg)당 400원보다 더 높은 할인액인 kg당 1000원을 적용해, 총 4422톤의 스테인리스 강관을 정상가격 대비 kg당 600원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이같은 방법의 저가 판매를 통해 CTC에 26억5000만원의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

이 금액은 CTC 매출총이익 81억원의 32.6%, 영업이익 43억원의 61.3%에 이르는 등 CTC의 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CTC는 세아창원특수강의 지원을 받아 지원행위 이전인 2015년 92억원이던 매출액이 2017년 263억원으로 크게 상승했고 2018년부터는 동종업계 매출액 1위 사업자가 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내부거래 행위로 판단하고 세아창원특수강과 HPP에 각각 21억2200만원과 11억5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세아창원특수강 법인은 고발조치했다.

유성욱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이번 조치는 대기업집단 계열회사들이 특수관계인 개인회사를 지원해 궁극적으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를 이전시키고 특수관계인의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킨 행위를 적발, 제재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했다.

공정위는 향후 편법적 지배력 승계, 부실 계열회사 지원 등의 목적으로 독립·중소기업의 경쟁기반을 침해하고 그룹 전체의 동반 위험을 초래하는 등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기업집단 규모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조사해 조치할 계획이다.

(자료=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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