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가 2000억원의 자금을 굴릴 국내 사모펀드(PEF) 및 벤처캐피털(VC)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를 모집한다. 최근 투자시장 자금 경색이 심각해 이번 출자사업에 선정돼 자금을 얻어내려는 투자사들의 경쟁이 극히 치열할 전망이다.
11일 과학기술인공제회에 따르면 올해 정기출자에 배정된 투자 예산은 총 2000억원으로 지난해 출자규모 대비 400억원 가량 줄었다. 제안서 접수는 내달 1일까지로, 구술심사와 현장실사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 위탁운용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출자사업에서는 PE와 VC 2개 부문에서 총 7곳 이내의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먼저 PE 부문에서는 3개 이내의 운용사에 각 400억원 규모로 총 1200억원을 출자한다. 제안 대상 펀드의 최소 결성 규모는 1000억원 이상이다. VC 부문에서는 4개 이내의 운용사에 각 200억원 규모로 800억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VC부문 제안 대상 펀드 최소 결성 규모는 500억원 이상이다.
과기공 출자사업의 주요 평가 기준은 △운용사 안정성 △운용인력 안정성 △운용성과 △리스크관리체계 △투자의사 결정과정 △운용전략 △공익성(사회적 기여 및 공제회 운용 기여 포함) 등이다. 최종 평가에서 종합점수가 동점일 경우 정량 평가 점수가 높은 운용사에 선정 기회가 주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과기공 출자사업 경쟁률이 예년 대비 크게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금리 및 시장 리스크 확대로 인해 시장 유동성이 극히 줄어 PE 및 VC 운용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던 상황. 올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본시장 큰손 중 하나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검찰에서 대대적인 수사를 받게 되면서 출자 업무를 전면 중단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출자금에 기대고 있던 기존 기업 인수합병(M&A) 거래도 함께 멈춰서고, 펀드 결성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반적으로 투자업계 정기 및 수시출자에서 자금을 얻어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새마을금고 출자가 일체 중단되면서 업계 펀딩 경쟁이 극히 심해진 상황”이라며 “정기출자 사업의 경우 정량 경쟁 기준 넘어서기가 쉽지 않으니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수시로 자금 받을 여건이 아니어서 출자사업마다 지원하는 곳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