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법정관리 피했다...국민연금 동의로 사채권자집회 청신호

  • 등록 2017-04-17 오전 10:12:05

    수정 2017-04-17 오전 10:12:05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을 두고 극적 합의를 봤다. 17일~18일의 사채권자 집회의 자율적 채무재조정안 통과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 압박에 회사 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대우조선이 법정관리행을 피하고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받으면서 또한번의 자율적 구조조정의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정관리 문턱을 벗어난 것일뿐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 드릴십(이동선 시추선) 인도 지연 해소, 수주절벽 회복 등 난제는 여전히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청산가치 우선 보장’에 결국 찬성

국민연금이 진통끝에 자율적 채무재조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산은의 최종제안이 그간 국민연금이 요구해온 ‘법적보증에 준하는 안정장치’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산은은 △사채 상환 자금 관리용 에스크로(별도)계좌 개설 △청산가치시 추정 회수금액(1000억원) 즉시 에스크로에 입금 △신규지원 자금 사채권자 최종 상환기일까지 유지 노력 △2018년부터 매년 실사 통해 상환 능력 확인시 조기 상환 등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사채권자에게 대우조선 청산치 추정 사채 회수율(6.6%)에 해당하는 1000억원(1조5000억원의 6.6%)을 먼저 보장하겠다는 제안이 막판 국민연금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대우조선이 자율적 채무 재조정에 들어가더라도 청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사채권자 건질 수 있는 돈은 우선 별도(에스크로)계좌 입금을 통해 보장해주겠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도 실제 “대우조선과 산은, 수출입은행이 만기 연장 회사채에 대한 상환 이행 보강 조치를 취함에 따라 그 내용을 고려해 수익성과 안정성 관점에서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7일 오전 10시(대우조선해양 4-2회차)부터 대우조선 서울사무소 17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전체 회사채 1조3500억원 가운데 3900억원(30%)가량을, 오는 21일 만기가 도래하는 대우조선해양 6-1회차 회사채 4400억원의 2000억원(45.4%)을 갖고 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자율적 채무재조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한 회차라도 부결되서는 안 된다. 개별 회차는 각각의 출석 채권액의 3분의 2, 총 채권액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만 채무재조정안이 통과된다. 현재까지는 중기중앙회와 한국증권금융 정도만 동의 의사를 표했다. 특히 신협은 18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내년 4월 만기 회차새 600억원 중 절반(300억원)을 들고 있어 중요하다. 신협중앙회는 17일 투자전략위원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정리한다. 2000억 규모의 CP투자자는 사채권자 집회가 아니라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모두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CP는 우정사업본부가 3분1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유동성 위기 해소...해묵은 숙제 여전

자율적 채무재조정이 통과되면 대우조선이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할 전망이다. 자율적 채무재조정안에 따라 당장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4400억원 등 회사채 및 CP 1조5500억원의 절반은 주식으로 출자전환되고 나머지는 상환이 3년 유예된다. 또한 시중은행 7000억원의 채권도 80% 출자전환되고 나머지 20%는 5년 상환 유예된다.

출자전환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1조5500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절반인 7500억원이 출자전환되면 지난해 말 5544%였던 부채비율은 324%로 하락한다. 부채는 10조3033억원으로 2조9415억원이 줄고 자기자본은 3조1804억원으로 2조9415억원이 불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산은과 수은이 2조9000억원의 한도성 여신(마이너스통장)을 열어준다. 2015년 10월에 투입된 4조2000억원 중 남아있는 3800억원을 쓸 수도 있다.

하지만 법정관리와 유동성 위기를 벗어난 것일 뿐 ‘밀린 숙제’는 여전하다. 1조원의 규모의 소난골 드릴십 인도도 저유가 속에서 여전히 안갯속이다. 올해(20억달러)는 그렇다고 쳐도 중장기적으로 수주절벽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실제 영국 조선·해운 시황분석 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최근 ‘선박 발주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8년 연간 발주량을 2050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감안한 표준 화물선 환산 t수)로 지난해 9월 전망치보다 510만CGT(20%)를 낮췄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홀인원' 했어요~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