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우디로 간 대영채비…혹한기 '투자 유치'로 잠재력 과시

사우디 충전 회사와 MOU
최근 12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기업 가치 4600억원 책정
사업 확장성 등 잠재력 인정
  • 등록 2023-06-23 오후 5:13:52

    수정 2023-06-23 오후 5:13:52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전기차 충전시설 업체 대영채비가 ‘원팀코리아’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충전 회사인 ‘icharge’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투자 혹한기로 불리는 시기에도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국내 주요 PE(사모펀드)와 VC(벤처캐피탈)로부터 그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 장관은 전날 사우디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대영채비·아이차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했다. 대영채비는 이 자리에서 사우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초급속 충전기 등 인프라 및 서비스 수출 계약을 확정했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 관련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국내 건설기업 등으로 구성된 ‘원팀코리아’를 파견한 바 있다.

지난 21일에는 이 같은 사실이 미리 알려지며 대영채비의 2대 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의 주가가 전날보다 9.76%(600원) 오른 6750원에 마감하기도 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2일에도 대영채비에 600억원 규모로 추가 투자한 사실이 부각되며 장 중 한때 주가가 12%대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대영채비는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B자산운용으로부터 각각 600억원씩 총 12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며 ‘포스트 밸류’(Post Value·투자 유치 후 기업가치) 기준 약 4600억원(Pre Value 기준 35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스페셜시추에이션제2호펀드를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영채비에 투자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지난 2021년 스틱인베스트먼트(500억원)와 휴맥스 자회사인 휴맥스모빌리티(100억원)로부터 600억원의 투자를 받은 뒤 약 2년 만이다. 2019년 11월 첫 외부 투자 유치 당시와 비교하면, 3년여 만에 9배 이상 기업가치가 올랐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에도 휴맥스가 하이파킹을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며 모빌리티 분야에 함께 투자했다. 하이파킹은 주차장 운영 전문 업체로, 스틱·휴맥스는 향후 같은 밸류체인의 대영채비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대영채비의 지분 구조는 정민교 대표(44%)에 이어 총 1100억원을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기존 17%에서 30%로 지분율이 확대된다. 이밖에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휴맥스모빌리티가 주요 주주로 있다.

지난 2016년 출범한 대영채비는 전기차 충전기의 제조부터 설치, 유지·보수, 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에 초급속 위주의 6000여 기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국내 급속 충전 시장 점유율이 70% 수준에 달한다. 테슬라의 한국 내 충전시설 납품권을 수주하고 현대차 충전소 파트너사로도 지정되는 등 투자자들이 관심이 큰 기업 중 한 곳이다.

특히 올해 글로벌 사업에서도 미국의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캘리포니아 전기자동차 인프라 프로젝트 (CALeVIP)’에 충전 서비스 사업자 및 인프라 공급사로 동시 선정됐다. 일본에서도 ‘일본 차세대자동차진흥센터’ 보조금 대상에 등재되는 성과를 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영채비에 대해 “충전기 자체 기술력도 있는데다 향후 사업의 확장성도 크다”며 “지금까지 주로 충전기를 만들어 납품했던 회사였지만,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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