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핵심 직원·기밀 빼돌려”…퍼스트시티즌스, HSBC 고소

퍼스트시티즌스, HSBC에 10억弗 상당 손해배상 청구
"SVB 핵심 인재 수십명 빼돌려 영업비밀 등 오용"
"이직한 임직원들 정보로 5년내 13억달러 수익 가능"
  • 등록 2023-05-23 오전 11:26:20

    수정 2023-05-23 오전 11:26:2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 퍼스트시티즌스가 HSBC를 상대로 핵심 직원 및 기밀 정보를 빼돌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AFP)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퍼스트시티즌스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에 HSBC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HSBC가 SVB의 ‘기밀, 독점 및 영업 비밀 정보’를 오용해 계약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HSBC는 지난 3월 SVB 영국 법인을 인수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퍼스트시티즌스는 HSBC가 SVB의 고위 임원이었던 데이비드 사보우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SVB 핵심 임원 6명 및 직원 35명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사보우는 HSBC가 지난 3월 13일 SVB 영국 법인을 인수한 지 며칠 뒤 HSBC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사보우가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SVB 임직원들의 HSBC 이직을 종용했다는 게 퍼스트시티즌스의 설명이다.

SVB 전직 임직원들은 지난달 9일 저녁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고, 같은달 12일 HSBC는 SVB 출신 임직원이 자사에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HSBC는 SVB에서 기술 및 생명과학·의료 뱅킹을 주도한 사보우가 미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뉴욕을 기반으로 새 팀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퍼스트시티즌스는 사보우의 행위를 ‘식민지 프로젝트’라고 명명하며 HSBC 경영진이 향후 5년 내에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사보우의 말을 믿고 그의 계획에 동의했다고 비판했다. 퍼스트시티즌스는 사보우가 꾸린 새 팀의 구성원이 불과 사흘 전까지 SVB에서 일했던 임직원들인 데다, 모두 SVB의 수익 창출에 있어 핵심 인재들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퍼스트시티즌스는 이직한 전직 임직원들이 SVB에 이익이 되는 기술 고객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사보우의 팀이 창출하는 수익은 SVB의 정보를 이용해 벌어들이는 것이라며, 첫 해에 6600만달러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5년차에는 수익이 약 13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퍼스트시티즌스는 소장에서 “기밀, 독점 및 영업 비밀 정보의 절도 및 오용, 퍼스트시티즌스의 사업 운영 중단 등 피고인의 불공정 경쟁 및 불법 행위는 비난받아야 한다”면서 “재판에서 입증되겠지만 10억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한 상당한 보상 및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한다”고 썼다. 또 HSBC가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금융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SBC는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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