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출입은행, 상반기 9400억 사상 첫 적자

지난 1976년 출범 이후 40년 만에 첫 적자
12일 오전 수은 이사회 통해 결산 확정
올 한해 적자 유력, 대우조선·STX조선·성동조선 충당금 탓
대우조선 여신 건전성 최근 정상에서 ‘요주의’로 하향
BIS비율 10% 하회 불가피하나 1조 현물출자로 급한불 꺼
ECA, 구조조정 기능 위축 우려
  • 등록 2016-09-13 오전 10:43:01

    수정 2016-09-13 오전 11:27:43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수출입은행이 올해 상반기(1∼6월) 9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은이 적자를 낸 것은 연간 기준은 물론 반기 기준으로도 1976년 은행 출범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수은은 지난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결산내역을 확정하고 기획재정부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수은은 통상 연간 1조2000억~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충당금적립전)을 거둬왔으며 지난 1분기(1∼3월)에도 12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수은이 적자를 낸 것은 조선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때문이다. 수은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건전성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강등하면서 충당금 폭탄을 맞았다. 이미 수은은 지난 5월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해당 여신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데다 6월에는 주채권은행으로 관리하고 있는 중소형 조선사 성동조선 여신도 ‘요주의’에서 ‘고정’으로 보수적으로 분류한 상태였다.

실제 수은이 대우조선과 STX조선, 성동조선 여신에 대한 충당금으로 2분기에 쌓은 충당금이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기간 수은 상반기 전체 충당금 1조7000억원의 76%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충당금 적립액은 지난해 상반기 충당금적립액 3300억원의 5배를 넘는 규모다. 조선사 3곳에 발목이 잡히면서 적자 늪에 빠진 셈이다.

사상 첫 적자로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뚝 떨어지며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6월말 현재 BIS비율은 10.01%로 시중은행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은이 적자를 내면서 정부는 1조원의 현금출자를 예정하고 있다. 이미 9350억원은 출자를 완료했다. 수은 관계자는 “적자를 감안해도 1조원의 현금 출자로 9월말 기준으로 BIS비율은 10.5% 수준이 예상된다”며 “나머지 650억원도 올해 중 출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은의 대규모 적자로 조직 축소와 인원 감축 등 자구안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수은의 역할과 기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수은은 지난 6월 국책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자본확충펀드가 확정되면서 산업은행과 함께 쇄신안을 발표하고 9월까지 조직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은은 국가 수출 산업을 지원하는 ECA으로 선박·플랜트 산업 등에 대한 수출 금융과 국내 조선업 대부분의 선수급환급보증(RG)를 담당하고 있다. 수은 기능이 위축될 경우 수출 금융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자로 인해 수은 본연의 기능이나 역할이 과도하게 축소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손예진, 출산 후에도 여전
  • 돌고래 타투 빼꼼
  • 한복 입은 울버린
  • 관능적 홀아웃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