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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20일 미 뉴욕 선물시장에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 때 1트로이온스(31.1g)당 1690.1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11개월 반 만에 최저가로, 지난 3월 초 정점(2078.8달러)에서 20% 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 즉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즉 물가가 하락하면 통화가치가 올라 금을 매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금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향후 5년간 기대인플레이션은 6월 2.6%에 그쳐 올해 3월 최고치 대비 1%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안정목표치(2.0%)보다 불과 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토요시마 이치오 시장분석가는 “많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금을 매수했지만, 최근의 가격 하락세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한다는 견해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도 금값을 끌어내린 요소로 꼽혔다. 세계 금 소비량의 절반 가량이 중국과 인도에서 이뤄지는데, 중국 정부가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을 펼치면서 금 수요가 감소했다. 인도의 경우 인플레이션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7월부터 금에 대한 수입관세를 올린 것이 수요를 줄였다.
이에 경기침체가 더욱 뚜렷해지면 금에 대한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캐나다 비주얼 캐피탈리스트에 따르면 1973년 이후 미 경기후퇴가 7차례 발생했는데, 경기후퇴 전보다 금값이 상승한 사례가 6차례로 집계됐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금값이 3개월 뒤엔 2100달러로, 1년 후에는 2500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귀금속 협회의 이케 미즈오 대표도 “과거 최고치인 2089.2달러를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