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에 미국 기저귀 인기 폭등

불안심리에 온라인 구매대행업체 주문 몰려
  • 등록 2011-04-07 오후 2:46:45

    수정 2011-04-07 오후 2:46:45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주부 권순주(33)씨는 지난주부터 그 동안 쓰던 일본 기저귀 대신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기저귀를 직접 구하고 있다. 그 동안 마트에서 사놓은 일본 기저귀는 다 떨어졌고, 마트에서 일본 기저귀를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힘은 힘대로 들고 기름값 지출까지 더 커졌다. 그러던 중 한 육아전문 커뮤니티에서 배송대행 서비스를 소개받고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기저귀를 사고 있다. 오히려 마트에서 살 때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일본 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일본 기저귀 품귀 현상이 생기자 온라인으로 직접 미국 기저귀를 구매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구매·배송대행 몰테일닷컴(www.malltail.com)이 미국 기저귀 배송 건수를 조사한 결과 일본 지진 전에는 일주일 평균 497건이던 것이 지진 후 620건으로 25% 이상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에 친숙한 20대 후반에서 30대의 디지털 아줌마들이 일본 기저귀를 구하지 못하자 온라인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미국 기저귀를 구매하면서 나타낸 현상으로 보인다.

기저귀뿐만 아니다. 육아용품 얼리어답터들이 일본산을 미국산으로 대체한 뒤 카페나 커뮤니티에 사용 후기를 올리자, 이를 보고 유모차나 아동 의류 등 그 외 제품을 구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하나 뿐인 내 아이를 특별하게 키우기` 위한 디지털 아줌마들의 치맛바람이 인터넷에서도 확산되는 것.

여기에 방사능 공포까지 확산되면서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사능 공포가 확산된 지난달 28일에는 몰테일닷컴의 LA물류센터에서 국내로 배송한 기저귀가 853건에 이르면서 단일 제품으로는 최고 배송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권씨는 “일본 기저귀의 경우 제고는 몰라도 지금 생산된 제품에 대한 불안감은 매우 커 사용하기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아줌마들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미국제품 배송대행업체들도 바빠지고 있다. 몰테일닷컴에 따르면 최근 들어 미국산 기저귀 구매에 대한 전화 문의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아지고 있다. 특히 비가 내린 7일에는 배송 전화 문의가 시간당 평균 40건 정도가 걸려오는 상황.

박병일 몰테일닷컴 대리는 “현재 인터넷을 통해 미국 기저귀를 주문하면 배송완료까지 약 일주일이 걸린다”며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물건을 고를 때는 무게와 사이즈 같은 도량형 표기가 국내와 많이 다르니 환산표를 참고해 쇼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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