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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레이놀드 가이거 록시땅 회장이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한주당 35홍콩달러(약 5909원)에 매입해 기업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거래를 사전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비공개 전환에 따라 매겨지는 기업 가치는 65억달러(약 8조6000억원)로 추산된다.
통상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파는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쳐 증시에 상장한다. 반대로 기업을 비공개 전환하려면 최대주주가 다른 주주들의 주식을 전부 매입해 상장폐지를 하면 된다.
기업이 비상장사가 되면 상대적으로 증권법 같은 규제에서 한결 자유로워지고 다른 주주들의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다. X(옛 트위터)를 인수했던 일론 머스크가 상장폐지를 추진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는 지난달에도 가이거 회장이 소수 주주의 주식을 매입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록시땅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현재 홍콩거래소에서 록시땅 주식은 25.5홍콩달러를 기록 중이다. 가이거가 제안한 가격대로 매입이 이뤄진다면 이보다 37%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다. 다만 록시땅 주식은 상장폐지 소식이 나온 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록시땅측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가이거 회장도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록시땅의 상장폐지 검토 소식은 최근 중국 소비가 정체되고 홍콩거래소도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중화권을 떠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홍콩에서 밸류에이션이 하락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록시땅과 비슷한 방식의 거래에 연이어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스낵 제조사인 달리푸드그룹은 지난 6월 지배주주로부터 비공개 매각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대형 스크린 영화사인 아이맥스도 상장된 중국 기업을 완전히 통제(full control)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