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한국 벤처 신화를 일군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정보기술(IT) 업계는 우울한 분위기다. 이번 구속 결정이 단순히 카카오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IT 기업들이 위축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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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시10분께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041510)(SM엔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를 막기 위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협의를 받고 있다.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 공개 매수가인 주당 12만원보다 높아지도록 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구속 수사 결정 자체가 과한 처사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범수 위원장이 도주나 증거인멸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문제가 있다면 수사를 받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명확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범죄자 프레임을 씌워 기업 총수를 구속하는 것이 합당한 처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소프트웨어(SW)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모멘텀이 오면서 정부와 IT기업들 모두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총수를 구속하게 되면 산업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굳이 구속수사를 할 필요가 없는 기업 총수를 구속하는 것은 결국 성과로 보여줄 만한 제물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성과 부풀리기”라고 토로했다.
한편 총수를 잃은 카카오는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게 됐다. 하반기가 경영 쇄신을 실질적으로 이뤄나갈 중요한 시점이었던 데다 인공지능(AI) 등 핵심 사업 또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 주요 경영진들은 비상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일반 직원들의 줄이탈 ‘러시’도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비상경영 전략 회의를 열고 있다”며 “일반 직원들의 이직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