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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이 만약 더블스타의 제안을 들어주면 매각가 변경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다시금 우선매수권이 부여된다. 최종 할인폭이 16.2%가량으로 정해지면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8000억원(원래 가격 9550억원X0.84) 가량의 금액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의향을 물어야 한다. 박 회장이 이 가격을 받아들이면 금호타이어를 되찾게 된다. 우선매수권은 회사가 매각되기 전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조건으로 먼저 회사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도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인수에 한발 더 나가가게 됐다.
더블스타 “우발채무 나올 게 확실…인수가에 반영” 주장
18일 채권단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우발채무에 따른 손해배상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으니 손해배상 금액을 아예 인수가격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때 앞으로 계약 종결 이후 발생할 우발채무 등에 대한 손해배상 한도를 16.2%로 정한 바 있다.
우발채무란 지금의 빚은 아니지만 미래의 일정한 조건에선 빚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불확정채무를 말한다. 소송 비용 등이 대표적이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매수인(더블스타)과 매도인(채권단)은 거래종결 이후 계약체결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우발채무 등이 발생하면 일정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처리한다는 합의를 한다. 쉽게 말해 물건을 사고 보니 뜻하지 않은 하자가 드러나 매도인이 이를 매수인에게 보상해주는 것이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최종 할인 폭은 더블스타와 채권단 간 논의로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더블스타 매각 외에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방안은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채권단 기본 입장이어서 더블스타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할인 폭 역시 우발채무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어차피 물어줘야 할 돈이어서 충분히 논의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우선매수권 갖는 박삼구…8000억원 조달이 관건
채권단은 올해 초 박 회장에게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가져오면 허용 여부를 논의해보겠다”며 사실상 컨소시엄 구성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돌고 돌아 박 회장 앞에 놓이게 됐다. 관건은 박 회장이 8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는지 여부다.
금호타이어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뒤 채권단 관리를 받아오다 올해 1월 매각이 결정됐다. 채권단은 더블스타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그간 매각 종결의 선결 조건인 상표권 사용조건을 두고 금호산업 측과 이견을 보이며 매각이 공전돼 왔다. 더블스타는 최근 실적이 많이 떨어진 점을 근거로 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인수가를 인하해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해왔다.
더블스타는 채권단과 맺은 계약서 상 매매계약 종결 시점인 9월 23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감소하면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507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58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을 전달받으면 검토를 할 것”이라며 “원래 입장이 ‘재입찰 하자’는 쪽이어서 인수 의지는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