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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이동걸→교수 이동걸로 교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임 산업은행 회장으로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를 임명 제청했다고 금융위가 7일 밝혔다. 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친박’인사로 분류됐던 현 이동걸 회장은 임기 1년 반을 남기고 물러나게 됐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4시 이 회장의 이임식을 연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구원투수로 등판해 대과(大過)없이 회장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돼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한때 제기됐다. 하지만 결국 ‘새술은 새부대’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 한 셈이다.
금융위는 이 교수에 대해 “경제·금융 분야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해왔고 금감위 부위원장 등을 역임해 거시적인 안목, 정책기획 능력과 리더십 등을 고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은행의 당면 과제인 기업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고 핵심 산업 및 성장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주요업무를 속도감 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해결부터.. 대우건설·조선 등 ‘현안기업’ 수두룩
이 회장의 당면 과제로는 원활한 기업 구조조정 수행이 꼽힌다. 산업은행은 사모투자펀드(PEF) 등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사실상 도맡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구조조정이 모두 산업은행 작품이다.
올초 법정관리 벼랑끝에서 2조9000억원의 ‘몰핀’을 맞고 응급실에 잠시 실려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 및 매각이라는 지난한 과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외에도 매각이 추진 중인 대우건설 등 현안기업이 첩첩이 쌓여있다. 이 교수 취임으로 전반적인 기업 구조조정 정책이 바뀔지도 관심사다. 구조조정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거의 주도해왔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계대출에만 열을 올리는 시중은행의 ‘전당포식’ 대출 관행에 브레이크를 건 상황이다. 이밖에 ‘낙하산 취업’과 부실 관리 등으로 오점을 남긴 비금융 자회사 매각과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성장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도 그가 챙겨할 과제다.
한편, 신임 수출입은행장에는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내정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은성수 KIC 사장을 제20대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은 내정자는 한국투자공사 사장, 계은행(IBRD) 상임이사,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두루 거친 국제·금융 전문가다. 유럽 재정위기와 신흥국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역임하면서 과감한 시장 안정 조치로 국내 외환·금융시장 안정에 기여를 했다. 수출은행장 자리는 최종구 전 행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석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