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지검은 이날 제주지법 형사1단독(여경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 겸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 정도와 사고 후 도주하는 등 범행 경위를 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두 번째 사고 직후 차에서 빠져나와 경찰이 출동하기 전 인근 수풀 속으로 달아났다가 이튿날 오전 8시 20분께 사고 현장에서 약 13㎞ 떨어진 제주시 양지공원 인근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사고 당시 A씨 차량 뒤에 오던 차량 운전자가 사고 직후 A씨가 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며 풀숲에 앉아 있던 모습을 기억하고 다음날 출근하다 한라생태숲에서 제주시 방면 도로를 걷고 있던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13시간 40분 만에 긴급체포한 A씨에 대한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0%로 나왔다. 채혈을 통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에서도 음주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현행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려면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Widmark) 기법도 있지만, 역추산할 최초 음주 수치마저 없는 A씨 같은 경우엔 적용하기 어렵다.
2018년 면허가 취소된 A씨는 무면허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A씨는 법정에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사고 당일 비가 내려서 일을 못하게 돼 식사하면서 반주를 했고 2차 노래방에서도 맥주를 마셨다고 한다. 이후 택시를 타고 차 있는 데로 가서 운전하게 됐다고 한다”며 “생계를 위해 부득이하게 무면허로 운전하게 됐다고 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본인도 사고로 다친 데다가 큰 사고에 놀라서 숲으로 달아난 뒤 실신했다가 깨어난 뒤 체포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회복해주고 싶으나 본인은 구속 상태고 가족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풀려나는 대로 피해 회복에 나서겠다고 한다”며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도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린다. 현재 합의를 못 하는 처지인데, 나가면 2∼3년 안에 합의하겠다. 기회를 주시면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