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쌓아둔 현금 1243조원, 투자로 푼다…무형자산에 주목

BOJ 금리인상에 현금 가치 하락…공격적 투자로 전환
2곳중 1곳은 과거와 달리 무형자산 투자에 주목
美시총 90%가 무형자산 기인… 뒤늦게 중요성 깨달아
"애플 유형자산 비중 미미, 소니도 무형자산 늘려 부활"
  • 등록 2024-04-04 오전 11:33:53

    수정 2024-04-04 오전 11:33:5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기업들이 ‘잃어버린 30년’ 동안 축적해온 현금을 풀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가 저물가 및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AFP)


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 1480개 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40조엔(약 1243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일본 기업들이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면서 재무상태를 견고히 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면서 자연스레 현금이 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행(BOJ)가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폐기하면서 ‘금리 있는’ 경영환경이 조성됐다. 인플레이션 경제에선 상대적으로 현금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이 공격적인 재정 운영에 나서는 등 쌓아둔 현금을 투자로 돌리기 시작했다.

닛케이가 일본 내 주요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년 전과 비교해 보유 현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주목할만한 점은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이미 단행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기업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바이오, 핀테크 등 첨단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례로 일본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지난 2월 미국 소프트웨어 설계 업체인 알티움을 9000억엔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르네사스가 그동안 반도체 제조업체 인수에 집중했던 것과 대비되는 데다, 소프트웨어 설계라는 무형자산에 거액을 투입하는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반도체 업계 경쟁이 설계 개발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알티움은 반도체 칩을 탑재할 때 사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툴을 다루는 업체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미국의 지식재산 가치평가 기업 ‘오션토모’(Ocean Tomo)를 인용해 미국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의 약 90%는 무형자산에서 기인한다고 부연하며 1980년대부터 제조업을 중시한 일본은 무형자산 강화에서 매우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애플의 유형자산 가치 비중은 한자릿수 %에 불과하다. 소니그룹도 10년 만에 무형자산을 약 4조엔으로 두 배 늘린 덕분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세계 선두를 노릴 수 있게 됐다”면서 “잠들어있는 140조엔으로 사회를 바꾸는 힘을 얻으면 산업 질서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