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관람객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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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도쿄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의 노사가 오는 4월부터 비정규직 2만명의 노조 가입 추진에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대상자는 아르바이트나 쇼 출연자, 촉탁사원 등이다. 이곳에서 일할 사람을 뽑기 어려운 현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급과 처우까지 개선한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노사협상은 정규직에 한해 이뤄져 왔다. 비정규직이 노조에 편입되면 아르바이트 시급 상한 조정, 유급 휴가 제도 도입 등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모든 근로자가 일시에 가입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현 2900명인 정규직 노조 규모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80%는 비정규직으로 이들이 모두 노조에 가입하면 전체 조합원은 약 2만2000명이 된다. 테마파크 아르바이트는 한때 인기였으나 올 초 채용설명회를 여는 등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측도 지난해 820명의 계약직을 정사원으로 전환하고 아르바이트 시급 상한을 1100엔에서 1350엔으로 올리는 등 처우를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노조 가입도 이 같은 처우 개선 차원에서 노사가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일본에선 유통, 외식, 자동차 등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으로 문호를 개방하는 추세다. 이미 외식업체 젠쇼홀딩스는 매장·공장의 시간제 근로자를 노조에 가입시켜 조합원 단체보험에 포함했다. 유통·외식·섬유노조가 가입한 상위 단체 UA전선 조합원 164만명 중 이미 92만명이 비정규직이다. 도요타자동차도 2000년대 초부터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을 늘려 회사 운영 병원 간호사 등 시간제 근로자에 대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노조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닛케이는 “오리엔탈랜드 노조의 이번 결정으로 이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