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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비영리 민간 경제연구소 콘퍼런스보드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22년도 미국 기업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총 급여 기준)이 평균 3.9%라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이후 최고치다.
기업들은 최저 임금과 평균 급여, 최고 임금 등 전반적인 임금 수준을 높일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연봉자가 늘어서 평균 임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조사 대상 기업의 39%는 인플레이션이 내년도 임금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구인난으로 기업들이 인력을 구하기 위해 임금을 올렸다면 내년에는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의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다.
올해 3분기 임금과 복리후생비를 모두 포함한 전체 보수 규모도 전년동기대비 1.3% 늘어 역대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데도 여전히 기업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9월에는 실업자 수보다 일자리가 280만개 가량 더 많았다.
임금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업들이 인건비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펩시코와 네슬레 등의 기업들은 이같은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프록터앤드갬블(P&G), 코카콜라, 버라이즌과 등의 대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내년에도 계속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갓 레바논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과 인플레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수십년 중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물가와 임금이 같이 올라가면 결국 ‘제로섬’ 게임이 될 뿐 아니라, 결론적으로 인플레이션만 심화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229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조사대상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직원이 1만명 이상인 기업이었다. 콘퍼런스보드는 1998년부터 매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